강산이 한번 변한다는 10년. 지난해 4월 10년만에 서울시청을 들어서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다. 세간의 관심도 그가 밝힐 1호 공약에 쏠렸다. 부동산개발을 중심으로 했던 그의 정책을 기억하는 시민들로서는 다소 의외인 '1인가구 지원'을 내세웠고 전담조직인 '1인가구특별대책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이해선(48) 서울시 1인가구특별대책추진단장은 현재 오 시장 1호 공약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25일 서울시청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가진 그는 "1인가구가 불안과 불편함 없이 살도록 서울시가 도와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단장 역시 1인가구 생활을 한 적이 있다. 본가인 수원을 떠나 서울에서 대학교에 다니기 위해 기숙사에 살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신림동 고시원에 터를 잡기도 했다. 예나 지금이나 홀로 사는 사람이 있는 건 변함이 없지만 주위 여건이나 타인 시선이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제가 90년대 학번인데 그때는 1인가구라고 해도 하숙생활을 했어요. 정해진 시간에 모여서 밥 먹고 생활은 각각 했죠. 그 당시만 해도 혼자 밥 먹으면 이상하게 쳐다보기도 했고요. 지금은 혼자서 밥 먹고 생활도 혼자해서 그만큼 부담도 늘었죠. 개인화된 생활을 하고 있어서 혼자 겪어야 하는 불안이나 불편도 커졌습니다."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1인가구 4대 안심정책'도 이 변화상에 맞춰 설계했다. 서울에서만 139만 가구에 달하는 이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건강, 범죄, 고립, 주거 4대 분야에 방점을 찍고 5년간 총 5조5789억 원을 투입한다. 혜택을 주는 의미가 아니라 1인가구가 느끼는 불안과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1인가구가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 게 아닙니다. 청년, 중ㆍ장년, 노년 등 범위도 넓어요. 그래서 안전도 동네나 지역으로 접근했습니다. 그 지역에 사는 사람이라면 1인가구든 다인가구든 같은 사업 혜택을 받는 거죠. 많은 수요 가운데 공통분모를 찾고 정리해 발표한 대책이 이번 '4대 안심정책'입니다."
그는 1인가구특별대책추진단장으로 근무하기 전 복지정책실 복지정책과, 기획조정실 기획담당관 등을 거쳤다. 2001년 공무원으로 임용된 지 약 20년이 흘렀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기억으로 2003년 진행된 청계천 복원공사 사업을 꼽았다. 4년 차 공무원이었던 이 단장은 당시 서울시 행정과 노점상인들의 생존권 사이에서 고군분투했다.
"전쟁터였다는 표현이 맞겠죠? 물리적인 위협도 당하는 일도 있었으니까요. 저는 정비가 한 번 끝난 다음 가로정비반에 가서 다른 분들보다 조금 늦게 들어갔어요. 그런데도 노점상들의 위협적인 반대 시위에 대응하는 것이 힘들었죠. 당시 과로로 돌아가신 분도 계셨어요. 많은 분이 노력해서 청계천이 시민 휴식처가 돼 사랑받고 있는 모습을 보면 뿌듯합니다."
20년간 공무원으로 우여곡절을 겪은 이 단장은 '행정'을 "시민들의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1인가구특별대책추진단도 이에 발맞춰 서울시 각 실ㆍ국이 추진하는 정책 사이사이 틈새를 메우고 있다. 1인가구 관련 정책이 한 방향으로 모이도록 중심을 잡는 일도 중요하다.
"서울연구원에 1인가구와 주거 실태에 관한 용역을 맡겼어요. 결과나 나오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시민 여러분도 여러 제도나 사업을 다 알기 어렵고 '1인가구 포털'을 관심 있게 봐주세요.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전달해주시고요. 저희가 도와드리겠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