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민심을 잡기 위한 여야 대통령 후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가족, 친지간 교류가 늘어나는데다 연휴기간 지인들과의 접촉도 많아지는만큼 여론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선거 직전 명절 표심이 승패를 가른 경우가 많았다. 특히 선거를 한달 여 앞둔 시점에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였던 후보가 막판 기세몰이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예컨대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는 설 연휴 전인 1월 말까지 26%대 지지율에 머물렀다. 하지만 설 연휴가 지나자 30%대로 올라섰고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 4월 첫 주에는 40%를 돌파했다. 선거 직전인 4월 말에는 지지율을 42.6%까지 끌어올렸고 결국 41.1%의 득표율로 당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대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여전히 오차범위내 접전이 이뤄지고 있는데다, 추세도 뚜렷하지 않아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2월 말과 올 1월 중순의 지지율 급변 양상은 역대급 혼전이라는 이번 선거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9일부터 3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를 한 결과 가상 다자대결에서 이재명 후보는 39.3%의 지지도를 얻었다. 반면 윤석열 후보 지지도는 27.3%였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2%p로 오차범위(±3.1%P)를 벗어났다.
하지만 1월 3주차 같은 KBS-한국리서치 조사 결과는 이 후보 34.5%, 윤 후보 33.0%(지난 17~19일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3.1%)를 기록했다. 불과 보름 전만해도 ‘40% 코앞’과 ‘20%대 추락’으로 갈렸던 민심이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바뀐 것이다.
정치권은 단기간에도 지지율이 급변하는 이번 대선의 표심을 감안할 때 설 연휴 기간 민심동향이 어느 때보다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설 민심에서 우위를 점해야 투표장까지 열기를 끌고 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후보들인 ‘지지율 40% 선점’에 역량을 쏟아 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는 30일이나 31일 열릴 것으로 보이는 양자TV토론이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특히 부동층 성향을 보이는 여성 유권자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TV토론에서 예상치 못했던 돌발 변수가 등장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누구라도 먼저 40%를 넘으면 실제 득표율은 45%까지도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