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어머니가 화장실 청소했던 성남 상대원시장서 북받친 듯 오열

입력 2022-01-2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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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만세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꽃들 기자 flowerslee@)

“이곳(성남 상대원시장)에 제 어머니, 아버지의 숨결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우리 형제들, 저와 함께 공장에 일했던, 최선을 다해 일하는 그 많은 사람을 위해 지금보다 수십배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기 지역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2일차인 24일 ‘정치적 고향’인 성남 상대원시장에서 연설을 통해 이같이 각오를 다졌다. 이 후보는 “여기가 바로 이재명과 제 가족이 생계를 유지했던 곳”이라고 1976년 2월 성남에 첫발을 딛은 순간을 회고하며 말문을 열었다. 청소노동자인 어머니, 고물을 줍던 아버지와 8명의 식구가 단칸방에 살던 당시를 떠올리며 “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지금도 여전히 제가 탈출해버렸던 그 웅덩이 속에서 좌절하고 고통받고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공정한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궁핍했던 유년 시절을 보낸 장소에서 개인사를 언급하며 북받치는 듯 연설 내내 오열했다. 그는 친형 고 이재선씨와 얽힌 욕설 논란 등을 상세히 설명하며 “공직자로서 끝까지 참았어야 했는데 욕설을 한 건 제가 잘못했다”면서도 “가족이 공무에 관여하면 친인척 비리고 시정개입이다. 결코 해선 안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해 “가장 존경하고 경륜 높고 유능한 대단한 선배 정치인”이라고 소개하며 진한 포옹을 나눴다. 이 전 대표는 “위기의 강을 건너려면 노련한 사공을 선택해야한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비교해 행정경험을 갖춘 이재명 후보를 치켜세웠다.

시장 입구에는 이 후보가 연설을 시작하기 한시간 전부터 300여명이 인파가 모여 북적였다. 지지자들은 ‘성남의 아들 이재명 환영합니다’ 등의 문구가 담긴 팻말을 들었다. 인근 상인들은 “하루 전날 말해주지, 원래 모란시장이었다가 오늘 오전에 장소가 바뀐 까닭에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은 것 같다”고 걱정했다.

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이곳 상대원시장은 (이 후보에게) 남다른 장소”라고 했다. 인근 상인은 한 베이커리 건물을 가리키며 이 후보가 어릴 적 다닌 태권도장이라고 했고, 이 후보 어머니가 가족 생계를 잇기 위해 일하던 건물 터를 소개했다. 경북 안동 출신인 이 후보는 초등학교 졸업 후 경기 성남시로 이사해 상대원공단에서 ‘소년공’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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