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이투데이와 만난 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은 노원구 각 사업의 현안을 꿰뚫고 있었다. 쟁점부터 구체적인 내용까지 자료를 들여다보지 않고 설명했다. 노원구 숙원 사업 중 하나인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도 마찬가지. 역 주변 물류부지 14만816㎡에 상업시설, 명품주거시설, 공공시설을 복합 개발하는 사업이다. 2조7000억 원가량 투입된다. 단일 사업으로는 큰 규모다.
"상업업무용지에는 최고 49층 높이의 랜드마크 건물과 호텔, 업무시설, 상업시설이 들어서면서 일자리 창출과 대규모 상권이 조성됩니다. 복합용지에는 약 2700세대 규모 주상복합 아파트단지가 생기고요. 그 일대가 일약 노원 중심지가 되는 거죠. 기존단지 개념이 아니라 파리 샹젤리제 거리처럼 된다고나 할까요."
그간 광운대역 근처는 물류기지 물류부지 내 시멘트 저장시설이 있어 주민 민원이 이어졌었다. 특히 사업 초기에는 약 15만㎡ 부지의 토지 매각가와 인허가 부담, 초기사업비 과다 등으로 민간사업자 공모가 두 차례 유찰되는 일도 겪었다. 오 구청장은 이곳에 노원의 미래가 있다는 일념으로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갔다.
"유통상업시설 해제와 상업지역을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해 토지 매각가를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어요. 상업용도 의무 비율을 30%에서 20%로 조정하고 공공기여율도 35%에서 25%로 낮췄고요. 사업 여건 개선 방안을 서울시와 코레일에 지속해서 요청하고 협의했습니다. 결국 2017년 서울시-노원구-코레일의 업무협약(MOU) 체결을 계기로 사업 속도가 붙었죠."
노원구는 광운대역세권 개발과 함께 '바이오 의료단지' 조성에 힘을 싣고 있다. 서울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까지 포함하면 남양주 별내, 의정부, 도봉, 성북의 중심에 놓여있는 데다, 은행사거리 교육 특구가 있어 자녀를 둔 젊은 연구원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오 의료단지가 들어서면 노원이 경기도를 포함한 서울 동북부 경제 중심지로 급부상하리라 생각합니다. 서울 마지막 대규모 개발 예정지인 창동차량기지와 도봉면허시험장 24만6000㎡에 바이오 관련 기업, 연구소, 호텔, 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서면 적어도 일자리 8만 개가 창출되는데요. 40여 년 간 베드타운이었던 노원구가 양질의 일자리와 자체 성장동력을 가진 자족도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굵직한 사업만큼 주거환경 개선도 오 구청장의 주요 관심사다. 노원구는 아파트가 전체 주택의 80%를 차지하고 있지만 대체로 지어진 지 30년이 넘어 재건축이 시급하다. 중계본동 104(백사)마을 주택개발 사업은 올해 하반기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거쳐 2023년 착공할 계획이고, 상계3ㆍ4동 재정비촉진사업도 절차를 밟고 있다. 주위에서 어렵다고 평가한 각종 사업에 성과를 내는 셈이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고 했다.
"민선 7기를 시작하면서 '자연과 문화 속으로 힐링도시 노원'을 슬로건으로 내 걸었다. 자연 정책은 궤도에 올랐는데 오랜 시간 공들였던 문화 정책은 대부분 코로나19로 중단돼 참 아쉽다. 올해는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이 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린다.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하는 사업도 양측 견해차가 커 조율하는 게 어려웠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
광운대역세권개발, 백사마을, 창동차량기지 이전 등 노원의 오랜 숙제를 풀어낸 오 구청장. 그는 몇 달 남지 않은 임기 동안 그간 벌여온 사업을 잘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올해에는 락산 힐링타운을 조성하고, 수락산 순환산책로와 서울시 최초 휴양림도 올해 착공할 예정이다.
"묵은 숙제를 해결하니 주민들이 저를 만나면 '당신이라면 다른 것도 할 수 있을 거 같다' 얘기도 많이 해주세요. 남은 임기 동안 현재 진행하는 사업들도 차질 없이 추진해야죠. 구민들이 좀 더 쾌적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뛸 생각이니까 함께 참여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