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마스터카드와 MOU 이후 10개월만
지문인식 카드 출시ㆍ상용화 속도 붙을 듯
"사업범위 확장 가능성 충분"
삼성전자가 생체정보 결제서비스용 반도체 상용화 신호탄을 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 급증으로 생체정보 결제시장은 빠르게 개화하고 있다.
25일 삼성전자는 생체인증 카드용 솔루션을 한 개의 칩으로 합친 '지문인증 IC 칩'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카드에 각각 탑재하던 △하드웨어 보안 칩(SE) △지문 센서 △보안 프로세서를 업계 최초로 하나의 IC칩에 통합해 '생체인증카드' 내부 회로 설계를 간소화한 점이 특징이다.
이 칩을 탑재한 카드로 결제 시, 지문 센서에 손가락을 올린 상태에서 카드를 단말기에 삽입하거나 터치해야 한다.
지문 인증을 통해 본인만 결제할 수 있어 실물 카드 도난 및 분실에 따른 결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해외 결제 시에도 비밀번호 입력이나 PIN 인증 등이 필요하지 않아 비밀번호 노출의 우려가 없다. 이러한 기능을 갖추기 위해 삼성전자 지문인증 IC 칩은 '마스터카드'사의 생체인식 평가(BEPS)를 통과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생체인증카드용 IC칩을 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삼성카드·마스터카드와 지문인증카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MOU 체결 이후 약 10개월 만에 개발 성과가 나온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문인증 IC칩을 개발·공급하고, 삼성카드는 지문인증카드 국내 시장 도입을 담당한다. 마스터카드는 해외 공급을 위한 ‘서비스 프로바이더’ 역할을 맡는 식이다.
그간 국내 업체들이 지문 인식 카드를 개발한 적은 있었지만, 기술적 문제에 부딪혀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사이 해외에선 선제적으로 시장이 열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 등에선 지문 인식 카드가 상용화된 케이스가 있다”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5만 원 이하 금액은 사인이나 별도 보안 조치 없이 결제되지만, 해당 지역에선 비밀번호 입력이나 PIN 인증이 필수적인데 이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매치기 등의 문제로 본인인증 필요성이 높다는 지역적 특성도 시장 개화에 영향을 미쳤다.
일차적으로는 삼성카드 공급을 시작으로, 해외 카드사와 국내 카드사의 해외 결제 특화 카드에서 추가 수요가 전망된다. 김민정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디지털 시대에 인증은 금융 외에도 교육, 헬스케어, 숙박 등 여러 분야로 본인확인을 위한 기능을 수행하며 사업 범위가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ABI 리서치에 따르면, 해외 지문인증카드 시장은 지난해 500만 장에서 2024년 8800만 장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마케팅팀 한규한 상무는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지문인증 IC 칩은 생체인증카드의 세 가지 핵심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제품"이며 "금융결제용 카드뿐 아니라 학생증, 회원증, 출입카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