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부터 선거 운동까지 최대한 국민참여"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활용도 검토"
대선 관전포인트 "정책과 리더십"
대한민국 정치판은 '디지털'과 거리가 멀다. 오히려 '아날로그'에 가깝다. 전자 문서 보다 종이가 익숙하고, 과학적 데이터 보단 경험이 더 먹힌다.
이같은 디지털 불모지에 IT전문가가 등장해 정치권을 가랑비에 옷 젖듯 디지털로 물들이고 있다. 벤처 CEO 출인이자 수학·암호화 전문가 이영 국민의힘 의원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당시 홀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 선거 판세를 분석해 공유하는 등 당 내에 '디지털'의 중요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6월에는 드론을 띄우며 신선하게 전당대회 출마선언을 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첫 출발은 무명의 비례대표(초선)였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 온 결과 현재는 윤석열 대선후보 선거대책본부 디지털 미디어 단장으로 ‘디지털 선거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책본부 부본부장을 맡으며 미디어·ICT 정책에도 관여하고 있다.
콘텐츠 기획, 토론 준비, 정책 마련은 물론 디지털 선거운동 전략도 고민하는 이 의원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다. 3주째 주말 없이 여의도에서 사실상 '정치 벤처인' 생활을 하고 있는 이 의원을 25일 만났다.
이 의원이 강조하는 윤 후보의 3·9대선 공약과 디지털 선거운동의 핵심은 '국민과의 쌍방향 소통과 신속함'이다. 크게 △폴리테인먼트 △플랫폼 △프롬프트(prompt) 피드백 등 3피 전략을 쓰고 있다.
이 의원은 "정치적 이슈를 즐겁게 접근하고,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빛의 속도로 쌍방향 소통을 하고, 즉각 소통을 통해 필요 시에는 궤도수정까지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약 준비부터 선거운동까지 최대한 국민 참여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최근 국민들이 제안한 1500여개의 정책들을 추려 4가지 '국민 공약'을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앞으로도 선거 로고송 공모, 릴레이 컨텐츠 등 지속적으로 국민이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디지털정당위원회 중심으로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인 '디랩(가칭)' 프로젝트 기획 개발도 진행 중이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의 승리를 정확하게 맞춘 공화당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i360'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4·7 재보궐선거땐 이 의원 혼자 데이터를 분석했던 데서 한발 더나가 이제는 시스템을 갖춰 보다 정확하고 진화된 선거 분석을 하자는 것이다.
이 의원은 "디랩을 이번 선거에 얼마나 사용할 수 있을지는 미정이지만 궁극적으로 정치권에도 그런 식의 예측을 개인에 의존하거나 외부 회사 의존보다는 당내에서 전략적으로 고도화, 지능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선거 이후에도 이 의원은 남은 의정 활동의 일부를 빅데이터 플랫폼(디랩) 정착에 할애할 계획이다. 이 의원은 "디랩 정착을 최대한 서둘러 다가오는 지방선거, 총선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당내 내재화를 통해 정무적인 무게 중심이 디지털로 갈 수 있도록 적극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전당대회 출마 당시 내세웠던 캐치프레이즈 '디지털로 정치혁신, 데이터로 정권교체'를 다시 한 번 언급했다. 이 의원은 "디지털이라는 것이 어렵고, 무섭지만 이것이 편리함, 투명함으로 가면 조직에 큰 힘을 준다"며 "데이터를 통한 분석과, 궤도수정을 반복하며 민심에 다가가고, 전략적으로 유세하고, 정책을 만드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얼마 남지 않은 이번 선거의 관전포인트로 '정책'과 '리더십'을 꼽았다. 그는 "이번 선거는 정책적으로 어떻게 국민들에게 희망을 것인지, 4차산업혁명의 대전환 점에 미래 100년을 위해 어떠한 리더십을 보여줄 것인지가 관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