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 신제품 홍보 위해 분장 자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소통 경영’ 강조한 데 따른 영향
“아무 계획 없이 집콕하며 시간을 보낼 예정입니다.”
이마트24가 작년말 진행한 비대면 온라인 종무식에서 김장욱 대표는 연말 계획 질문에 솔직하게 답변해 직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해 처음으로 진행된 비대면 온라인 종무식은 김 대표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CEO들이 고객, 임직원과 이색 소통에 나서고 있다. 개인 유튜브에 자사 제품 먹방 영상을 올리는가 하면 신제품 홍보를 위해 분장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평소 소통을 중요시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5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김 대표는 유튜브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 임직원과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김 대표는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채널에는 이마트24 신상품 먹방 콘텐츠뿐만 아니라 등산, 맛집 투어 등 자신의 일상생활 영상도 올라와 있다.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열심이다. 지난해 비대면 온라인 종무식에서 김 대표는 회사의 방향성을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직원들의 사소한 대답에도 친절히 답했다. “종무식이 끝나면 퇴근해도 되냐”는 직원의 질문에 김 대표는 “당연하다”며 유쾌하게 답하기도 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실시간 소통 종무식이라는 새로운 시도에 대해 많은 직원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도 고객, 임직원과의 소통에 발벗고 나섰다. 2020년 취임 이후 송 대표는 10곳에 달하던 임원실을 직원들의 회의공간으로 바꿨다. 임원들은 본사 7층의 개방형 임원실로 자리를 옮겼다. 사업부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임원들이 수시로 얼굴을 맞대다 보니 한 사업부에서 발생한 문제가 다른 사업부의 도움으로 해결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송 대표는 공식 회의뿐 아니라 사내방송, 모바일 설문조사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신제품 ‘브랜드 콜라ㆍ사이다’를 홍보하고자 직접 콜라맨 복장을 입고 거리에 나서기도 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CEO들이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고객, 임직원 가운데 MZ세대 비중이 커지고 있어서다.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피력하는 MZ세대에 다가가려면 기존의 폐쇄적인 소통 방식을 고수하면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용진 부회장의 ‘소통 경영’도 영향을 미쳤다. 정 부회장은 평소 임직원에게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소통이 이뤄져야만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 및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 부회장의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소통은 이미 유명하다. 신세계와 이마트의 신상품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요리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정 부회장이 공개한 신상품은 높은 판매량을 달성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골퍼용 간식인 ‘안전빵’은 일부 골프장에서만 판매하는데도 출시 4개월 만에 3800여 개나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