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매각 자금 분배 놓고 분쟁 가능성도
27일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헝다가 보유한 자산 대부분을 매각해 해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헝다 소재지인 광둥성 관리들이 당국에 제출한 구조조정 제안서에 자산관리 부문과 전기자동차 사업을 제외한 자산 대부분을 매각하라는 요구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이어 “헝다 주요 채권자인 신다자산공사가 매각되지 않은 자산을 인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상황에 따라 자산관리와 전기차 사업도 향후 매각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은 “해외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해당 자산들에 대한 보관 계좌가 개설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헝다의 시장 가치는 90억 달러(약 11조 원)에 육박한다. 자산 매각으로 발생하는 수익은 채무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지만, 부채가 상당한 만큼 은행과 채권단이 얼마나 기존 부채를 탕감해줄지는 미지수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탕감 규모에 따라 투자자들도 중국 경기 전망을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식은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중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에 그쳐 2020년 2분기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 4.8%에서 4.3%로 하향했고,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이번 주 중국 성장률 전망을 5.6%에서 4.8%로 낮췄다. IMF는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세계 경제 성장의 위험 요소 중 하나”라고 경고했다.
헝다는 해체 검토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삼갔다. 전날 성명에선 “향후 6개월 안에 예비 구조조정 계획서를 내놓을 계획”이라며 “채권단을 구분하는 작업을 시작했고 재정과 법률 고문을 추가 고용할 것이니 역외 채권 보유자들은 공격적인 법적 조처를 말아 달라”고만 밝혔다. 금융정보 업체 레드(REDD)는 3월 5일 전까진 구조조정 프레임워크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규제 당국이 이번 요청을 승인할 경우 그동안 헝다가 중국 금융시장과 경제를 뒤흔드는 것을 막으려던 시진핑 정권의 가장 큰 조치가 될 것”이라며 “이는 누가 매각 자금을 받을지를 놓고 긴 분쟁을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