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제대로 된 채무변제 없이 동의 없어…경영계획안은 별개 문제”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자동차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인 회생계획안을 통과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높다.
채권단은 채무변제 계획만 확실하다면 회생계획안에 동의하겠다는 원론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에디슨모터스가 내놓을 계획안에 대해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는 탓이다.
채권단이 회생계획안에 동의하더라도 사업계획성, 자금조달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쌍용차의 정상화까지는 험난한 길이 예고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다음 달 1일 에디슨모터스가 내놓을 회생계획안을 동의할지 고심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가 본격적으로 쌍용차의 정상화를 추진하기 위해선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아야 한다. 회생계획안 인가를 위해선 채권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채권단은 우선 회생계획안의 동의 여부는 채무변제 계획만을 두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채무변제 계획을 중심으로 회생계획안 동의 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며 “산은은 모두 담보채권이기 때문에 담보만 유지되면 부동의할 유인도 없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는 달리 말하면 채권단이 만족할 만한 채무변제 계획이 없다면 회생계획안 동의는 절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 시장에서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대금 3048억 원으로는 모든 채무를 변제하기는 불가능한 만큼 채권단이 일부 부채를 탕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보도에 따르면 상거래 채권자 중 1~5% 정도만 변제하고 털겠다는 얘기가 나온다”라며 “이는 100원의 상거래 채권을 1~5원만 주고 탕감한다는 건데 과연 상거래 채권자, 기타 채권자가 이 부분에 동의할 수 있을지 의심이 간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순자산이 8000억 원이 있는 회사가 상거래 채권을 3~5% 받고 탕감해달라고 요구했을 때 채권자가 이를 납득할지 의구심이 간다”며 “채권자 입장에선 청산하면 다 받을 수 있는데 기업을 남겨두고 우리 채권을 못 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에디슨모터스가 현재보다 더 높은 수준의 채무변제 계획을 제시해야 채권단이 회생계획안을 동의할 여지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회생계획안 제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에디슨모터스는 채권단 설득보단 쌍용차와의 힘겨루기에 더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공동관리인 선임을 두고 쌍용차와의 이견으로 강대강 대치 중이다.
당장 회생계획안이 통과되더라도 사업계획안을 채권단이 인정할지도 미지수다. 채권단은 이미 회생계획안 동의와 사업계획성의 평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에디슨모터스는 사업계획성의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는 채권단의 마음을 돌려야 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당장 회생계획안 제출과 쌍용차와의 내부 정리 등이 문제가 당면해 있어 산은이 요구한 사업계획안에 대한 제3기관의 검토 요구에 대해선 여전히 가타부타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금 조달 이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동걸 회장은 에디슨모터스의 자금조달 과정에 대해서도 기업 인수합병(M&A)의 가장 나쁜 방식인 ‘차입매수(LBO)’인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 조달을 면밀히 보겠다고 경고했다.
이 회장은 “재무적 투자자(FI)가 확실히 확보된 것 같지도 않다”며 “기업을 인수하면서 피인수 회사의 돈을 가지고 회사를 인수하고 내 돈은 안 넣겠다는 LBO 구조라면 사업계획성과는 다른 문제인데 쌍용차 인수의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10원을 넣고 회삿돈 100원을 가지고 운영하겠다고 하면 납득하기 곤란하다”라며 “FI가 얼마나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자금을 집어넣고 전략적 투자자(SI)는 얼마나 자금을 투입하는지 면밀히 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에디슨모터스 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