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코로나 백신 이르면 올 상반기 나온다…1호는 어디?

입력 2022-02-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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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코로나 백신 1호가 이르면 올 상반기에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가 올 상반기 국산 백신 개발을 위해 적극 지원에 나선 가운데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연구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임상 3상에 돌입했고 유바이오로직스도 3상을 승인 받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힘 받는 SK바이오사이언스…식약처장, WHO에 긴급사용목록 신속 등재 요청

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국산 백신 1호 상용화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8차 혁신성장 빅3 추진회의’를 열고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경구용 등 다양한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겠다”며 “백신, 원부자재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24년까지 6조3000억 원 규모의 민간설비 투자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 가장 유력한 국산 백신 1호로 꼽는 것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GBP510’이다. 지난달 18일 열린 '범정부 백신·치료제 임상시험 지원 TF 제26차 회의'에서는 코로나19 국산 백신 개발 진행 상황이 논의됐는데 이 자리에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참석해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 진행 상황을 발표한 점도 설득력을 얻는다.

여기에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회에 참석해 게브레에수스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GBP510’가 한국 최초의 코로나19 백신이 될 것이라며 향후 신속한 긴급사용목록 등재를 신속히 처리해줄 것을 요청한 점도 기대감을 뒷받침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총 3990명 규모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의 비교 임상을 통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첫 투약 이후 한국과 태국·필리핀·베트남·우크라이나·뉴질랜드 등 총 6개국에서 대상자 4037명의 모집을 완료했다. 현재는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오미크론을 비롯해 델타 변이에 대해서도 전임상 단계 수준에서 중화항체 형성이 확인되는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도 국제백신연구소(IVI)와의 협력 하에 임상 3상 검체에 대한 효능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GBP510은 앞선 임상 1·2상에서는 면역증강제를 함께 투여한 투약군 99% 이상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 형성이 확인됐다.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올해 상반기 중 식약처의 품목허가가 예상된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해 “(품목 허가 후) WHO의 품질인증(PQ), 해외 국가별 긴급사용허가를 획득하고, 아직까지 코로나 19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국가에 대한 수출에 주력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올해 실적에는 자체개발 백신의 매출이 반영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 신약개발사업단, 유바이오로직스·제넥신·진원생명·셀리드 등 지원

유바이오로직스도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이어 임상 3상에 돌입하며 토종 백신 상용화에 한걸음 더 가까워지고 있다. 이 업체는 1월 28일 식약처로부터 단백질 재조합 백신 유코백(EuCorVac-19)의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임상 시험 기관은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등으로 4000명을 대상으로 임상에 나선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자체 확보 항원 및 면역증강기술(EuIMT)과 출자회사인 미국 팝바이오텍(POP Biotech)사의 항원디스플레이기술(SNAP)을 융합한 백신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백신을 개발해 왔으며, 지난 12월에 임상 1·2상의 중간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오미크론에 대한 마우스 면역원성시험 및 사람 유전자를 형질전환한 TG마우스를 통한 비임상 효력시험을 진행 중으로 상반기에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부스터 백신으로서 효과 검증도 돌입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8종의 백신이 개발 중이지만 대부분 임상 1~2상에 머무르고 있어 SK바이오사이언스나 유바이오로직스와는 격차가 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각 업체들은 화이자와 모더나 같은 mRNA 방식을 비롯해 전통 방식인 단백질 재조합,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과 같은 바이러스벡터 백신 등 각각 다른 방식으로 최초 토종 백신 자리를 노리고 있다.

정부 지원도 힘을 더한다.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신약개발사업단은 지난달 신규 과제로 치료제는 동화약품과 샤페론, 백신 분야에서는 셀리드 등 3개 기업을 예비 선정했다. 이 사업은 정부가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승인받은 제약사에 개발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초 치료제로는 셀트리온과 GC녹십자, 대웅제약이 백신 분야에서는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 셀리드 등이 임상비 일부를 지원받았고, HK이노엔과 큐라티스도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HK이노엔은 SK바이오사이언스 및 노바백스처럼 단백질 재조합을 활용한 코로나 백신을 개발 중으로 현재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다. 단백질 재조합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제작한 후 체내에 주사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전통적인 단백질 재조합(항원 합성) 기술을 사용해 통상 독감과 B형간염, 자궁경부암 등 오래동안 사용된 기술이다.

큐라티스와 아이진은 화이자와 모더나로 대표되는 mRNA백신을 개발 중이다. 큐라티스의 QTP104은 현재 임상 1상 중이며, 아이진의 EG-COVID은 1·2a상이 진행 중이다. mRNA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이 담긴 mRNA를 인체에 주입해 우리 세포가 스스로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방식을 활용한다. 몸 안에서 스파이크 단백질이 생산되면 이를 대상으로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원리다.

셀리드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제품과 같은 방식의 바이러스벡터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이 회사의 ‘AdCLD-CoV19-1’는 임상 2b상에 돌입했다.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바이러스에 스파이크 단백질 설계도를 담아 체내로 투입한다.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은 바이러스 항원을 발현시킬 수 있는 DNA를 체내에 투여하는 DNA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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