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절반가량이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평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대형 아파트 거래는 최근 5년 새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면적별 거래량(1월 27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전체 4만2242건 가운데 전용 60㎡의 비중은 약 47%(1만9851건)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42.4%보다 4.6%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2017년 36.1% 대비 11%p 증가하며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형으로 분류되는 전용 60~85㎡ 이하 거래량은 총 1만5976건으로 전체의 37.8%를 차지했다.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는 전용 60~85㎡ 이하가 43.4%, 전용 60㎡ 이하가 36.1%로 중형 아파트 거래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그러나 2020년에 처음으로 소형(42.4%)이 중형(40.9%) 거래량을 넘어서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격차가 10%p까지 벌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소재 아파트 가구 수는 총 177만230가구다. 이중 전용 60~85㎡ 이하가 74만7442가구로 전용 60㎡ 66만5249가구보다 많았지만, 실제 거래는 전용 60㎡ 이하가 더 많았던 셈이다.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 거래 비중은 더 줄었다. 2017년 20.5%, 2018년 20.7%로 각각 20%를 넘었으나 2020년 16.7%로 줄고 지난해는 15.2%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전용 60㎡ 이하 소형 거래가 많아진 것에 관해 집값이 급등하고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집값 상승세에 놀란 2030 세대들이 매매가 부담은 적고 전셋값은 상대적으로 높은 소형 아파트를 갭투자 형태로 많이 산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화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 지면서 눈높이를 낮춰 소형 아파트를 택한 경우도 많다.
KB국민은행 조사 결과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용 60㎡ 이하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억6516만 원으로 전년 말(7억2893만 원)보다 1억3000만 원 이상 올랐지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9억 원에는 못 미쳤다. 반면 전용 60㎡ 초과∼85㎡ 이하는 평균 매매가격이 11억6225만 원, 전용 85㎡ 초과∼102㎡ 이하는 15억2869만 원으로 대출 규제 대상이다.
소형 아파트 수요가 늘면서 아파트값도 크게 상승했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용 60㎡ 이하 아파트값은 15.7% 올랐다. 이는 전용 60~85㎡ 이하(14.9%)와 전용 85㎡ 초과(13.9%)의 상승률보다 높은 수치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값이 약보합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지역보다 매매가격이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며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이 이어진다면 중소형 위주의 거래가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