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도 한달새 1억 넘게 떨어져
서울지역 주요 학군지 전세 거래가 얼어붙었다.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절벽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세 수요가 많은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등 학군지 수요도 꺾은 것이다. 정부 대출 규제로 예비 세입자의 자금조달도 어려워져 전세 시장 찬바람은 계속될 전망이다.
3일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전세는 총 121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월 347건보다 249% 많은 수치다. 대치동 아파트 전세물량 증가율은 강남구 평균보다 3배 이상 높다. 이날 기준 강남구 전세물량은 총 4966건으로 지난해(2976건)보다 66.8% 늘었다.
대치동 일대 아파트 전세 보증금 호가는 내림세가 뚜렷하다. 대치동 개포우성1차 전용면적 84㎡형 전세 보증금 시세는 12억 원부터다. 지난해 11월 같은 평형이 최고 13억80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8000만 원이나 떨어진 셈이다. 은마아파트도 전셋값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기준 전용 76㎡형 전세 호가는 5억7000만 원부터로, 지난달 같은 평형 최고 거래금액인 8억 원보다 2억 원 이상 저렴하다.
서울 내 대표적인 학군지인 양천구 목동도 전세물건이 쌓여갔다. 아실에 따르면 목동 전세 물량은 이날 기준 총 368건으로 지난해(232건)보다 58.6% 늘었다. 아울러 ‘강북의 대치동’이라 불리는 노원구 중계동 전세 매물도 이날 기준 407건으로 지난해 256건보다 59% 증가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7단지 전용 66㎡형 전세 호가는 6억 원부터 시작하는데 이는 지난달 같은 평형 최고 실거래금액인 7억5000만 원보다 1억5000만 원 저렴하다. 애초 같은 평형에서 7억 원에 등록했다가 설 연휴 이후 전세 보증금을 5000만 원씩 낮춘 매물도 많은 상황이다.
이렇듯 주요 학군지 아파트 전세물건이 쌓이면서 전셋값도 보합 또는 하락으로 돌아선 곳이 속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강남구 전셋값은 0.07% 하락했다. 강남구의 경우 2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또 노원구는 0.0%로 보합을 기록했고, 양천구는 0.05% 오르는 데 그쳤다.
부동산업계는 학군지 전세 수요가 당분간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대치동 B공인 관계자는 “보통 12~1월에는 신학기를 앞두고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가 많았다”면서도 “최근에는 전셋값이 얼만지 물어보는 전화도 뜸하다. 대출도 막혔고 전셋값도 더 떨어질 것 같으니 세입자들이 아직 관망 중인 것 같은데 아마 대선 직전까진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