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흥행으로 빛본 카겜ㆍ위메이드…"컨콜 주시해야"
국내 게임업계를 지키던 ‘3N’의 지난해 매출액이 8조 원을 넘기지 못하며 주춤한 가운데, 대규모 흥행작으로 반등 기회를 노린 신흥 강자가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전을 노리는 3N과 신흥 강자인 카카오게임즈·위메이드 모두 ‘대체불가토큰(NFT)’과 ‘플레이투언(P2E)’ 등 새로운 판에 뛰어들겠다고 밝힌 만큼 올해 국내 게임 산업이 생기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N’으로 불리는 게임 3사의 연간 매출액 컨센서스가 7조7298억 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간 합산 매출액 ‘8조 원’의 벽이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기업별로 보면 넷마블이 연간 매출액 2조5180억 원, 영업이익 1681억 원을 각각 낼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 컨센서스의 경우 매출액 2조3518억 원, 영업이익 4815억 원으로 각각 점쳐졌다. 넥슨은 지난 3분기 자체적으로 연간 매출액 2772억 엔(약 2조8600억 원), 영업이익 955억 엔(9853억 원) 등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 상태다.
각 사의 연간 실적도 전년 대비 주저앉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매출액 전망치를 전년과 비교하면 넷마블은 1.34% 늘었지만 엔씨소프트는 2.67% 줄었다. 지난 2020년 매출 3조 원을 넘기며 순항했던 것과 달리 2조 원대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신작 게임이 연달아 부진한 모습을 보인 데다 기존 작품까지 매출이 줄어들면서 침체기가 찾아왔단 분석이다.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2’, 넷마블의 ‘제2의 나라’ 등 지난해 출시한 신작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면서 주춤한 데다, 대규모 신작 발표가 없었던 넥슨까지 더해지면서 3N이 ‘숨 고르기’ 중이란 평가도 나온다.
반면 지난해 게임 업계 ‘신흥 주자’는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조1263억 원의 매출을, 1287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출액만 보면 전년 대비 127.31%가량 늘었다. ‘미르4’로 글로벌 흥행 무대에 나선 위메이드 역시 지난해 매출액 3508억 원, 영업이익 1495억 원을 각각 올릴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신흥 강자로 꼽히는 양 사는 지난해 신작 흥행에 성공하며 매출 성장을 이뤘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오딘’을 통해 연일 모바일 게임 ‘매출 1위’ 자리에 오르며 흥행해 왔다.
위메이드 역시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한 ‘미르4’를 통해 흑자 전환했다. 특히 위메이드는 P2E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 명 넘는 동시접속자를 모으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동시에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통해 다양한 블록체인 게임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히겠단 구상도 내놨다.
게임 기업의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다음 주부터 진행될 실적 발표 시즌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앞으로의 체질 개선 방향성이다. 특히 올해부터 카카오게임즈·위메이드뿐만 아니라 3N까지 NFT와 P2E 등 새로운 수익 구조(BM) 모색에 나선 만큼 관련 언급이 구체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것이다.
지난해 NFT·P2E에 비교적 소극적이던 각 게임사는 최근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며 속속 관련 사업 진출에 나선 상태다. 넷마블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메타버스를 접목한 NFT·P2E 게임 사업에 도전하겠다고 공표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NFT를 접목한 게임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를 통해 게임·메타버스에 특화한 NFT 거래소를 개발 중이다. 게임뿐만 아니라 스포츠, 팬덤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하겠단 구상이다.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NFT·P2E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이유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성숙기에 머물렀던 한국 게임 산업이 올해 NFT·P2E를 맞이하며 다시 새로운 성장기에 들어설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여러 장르의 NFT·P2E 게임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그 중 MMORPG 장르에 기대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또한 정호윤·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아직까지 구체적인 신작 정보나 출시 일정 등과 관련해 추가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컨퍼런스콜에서는 P2E 신작 출시 일정이 보다 구체화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