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대체불가능토큰ㆍNon fungible token)의 리스크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업계 전문가들은 앞다투어 NFT의 '저작권'을 맹점으로 꼽았다. NFT 발행의 원천 소스이자 저작권자인 아티스트 선별 과정이 녹록지 않고, 저작권이 제대로 양도되지 않은 상황에서 판매가 이뤄지면 문제가 불거지기 쉬워서다. NFT 발행자 중심 생태계를 만들어 이런 고민을 해결한 프로젝트가 있다. 오리진 프로토콜의 이야기다.
오리진 프로토콜은 아티스트에게 NFT 발행을 맡겼다. NFT 발행 및 판매의 중심이 오리진 프로토콜이라는 플랫폼이 되기보다, 창작자에 초점을 맞춘 탈중앙화 방식을 지향한다. 그렇기에 NFT 발행에 플랫폼의 허락이 필요치 않다. 오리진 프로토콜이 제공하는 기본 탬플릿을 이용해 자신만의 NFT 플랫폼의 배경화면, 폰트, 컬러 등을 설정할 수 있다.
기존 플랫폼보다 아티스트의 개성을 중시하는 특성상 다수의 대형 아티스트들이 오리진 프로토콜을 찾았다. 돈 디아블로, 블라우(3LAU), 라이언 테더, 루페 피아스코 등 글로벌 뮤지션들이 참여 중이다. 패리스 힐튼이 오리진 프로토콜 투자자이자 자문으로 합류, 파파라치와 미디어에 시달렸던 경험을 NFT로 발행하기도 했다.
국내 아티스트 중에서는 헨리와 히치하이커가 첫발을 뗐다. 지난해 12월 미술 올림픽이라 불리는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에 참석, 오리진 프로토콜과 협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작곡가이자 가수인 히치하이커는 이날 행사에서 특별 기획한 메타버스 공연을 펼쳤다.
더불어 일론 머스크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도 지난해 9월 세계 최초의 민간 우주비행 임무 '인스퍼레이션4' 수행 이후 관련 콘텐츠들을 NFT로 발행하기도 했다.
한편 플랫폼의 고질병인 콘텐츠 질에 대한 고민도 담았다. 탈중앙화를 지향해 익명 계정을 채택하면 선정성ㆍ폭력성을 띈 콘텐츠가 난립한다. 오리진 프로토콜의 경우 구글ㆍ트위터ㆍ페이스북 계정 확인 등 낮은 수준의 본인확인(KYC)이 이뤄져야 오리진 스토리를 통해 NFT를 만들어낼 수 있다.
오리진 프로토콜 관계자는 "아티스트 자체가 어느 정도 큐레이션 된 모델들인 만큼 콘텐츠가 정말 누군가의 저작권이나 인권을 침해할 확률은 상당히 낮다"라며 "아이덴티티가 곧 콘텐츠인 만큼 공연 백스테이지 미팅이나 같이 음악 작업을 하는 기회를 NFT로 발행하는 등 창의성이 두드러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장기화를 위해 수익 분배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기본적으로 첫 NFT 거래 시 발생하는 수익의 15%를 오리진에서 가져간다. 나머지 2차, 3차 거래에 대해서는 아티스트와 오리진이 사전 계약한 바에 따라 분배한다.
다만 오리진 프로토콜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락인 기능을 넣었다. 수수료에 해당하는 15%의 금액을 오리진 프로토콜의 가상자산인 'OGN'으로 받는 것이다. 6개월의 락인 기간이 끝나면 창작자는 OGN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OGN은 오리진 프로토콜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거버넌스 토큰이다. 오리진 프로토콜의 운영 방향에 대한 내용을 토론하는 거버넌스 포털에서 투표권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개발팀이 어떤 콘텐츠 개발을 우선순위로 할지 등 생태계 전반에 의견을 행사할 수 있다. 오리진 스토리를 통해 NFT를 구매하는 등 결제에 활용되기도 한다.
오리진 프로토콜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볼더에 기반을 둔 회사인 만큼 국내 영향력을 꾀할 계획을 짜는 중이다. 미국이나 캐나다에 거주 중인 참여자들은 신용카드 결제로도 NFT와 디파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참여자들은 신용카드로 결제가 가능하지만, 국내 크리에이터들은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
오리진 프로토콜 관계자는 "오리진 프로토콜은 대중 친화적으로 NFT와 디파이를 알리는 것을 미션으로 삼고 있다"라며 "NFT를 알고만 있고 구매해보고 싶은 사람의 접근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향후 아시아 쪽에서도 신용카드 결제를 지원하는 식으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