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개인투자자가 1000만 명이 넘어서면서 주식시장은 여야 후보들의 격전지로 부상했다. 여야 두 후보는 동학개미(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지난 1월 3일 한국거래소 개장식에 참석했다.
두 후보의 자본시장 공약은 공통점이 많다. 하지만 내년에 도입되는 주식 양도소득세(양도세)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가 있었다.
◇“물적분할 안 된다”...소액주주 보호에 한 목소리= 최근 문제가 된 대기업의 물적분할 후 자회사 재상장, 이른바 ‘쪼개기 상장’에 대해서는 여야 대선 후보 모두 기존 주주를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부문이 빠져나와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물적분할은 모자회사 동시 상장으로 기업 실적 지주사 할인(더블카운팅) 문제를 만든다. 지주회사가 사업회사보다 저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LG화학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애꿎은 주주들만 발을 동동 굴렀다.
두 후보는 공통으로 물적분할 이전에 기존 주주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구주매출이나 신주공모 때 모회사 주주에게 우선 배정을 해야 한다는 공약을 내놨다.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는 모회사 주주에게 일정 비율을 공모가로 청약하는 신주인수권 부여 방식으로 주주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후보는 물적분할 후 모회사와 자회사 동시상장을 방지하기 위한 법력과 규제를 개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강력한 규제 카드를 빼 들었다.
이외에도 인적 분할 시 자사주 의결권 제한이나 내부자의 무제한 장내 매도를 제한하는 등 소액주주를 대주주나 내부자로부터 보호하는 공약을 내놨다는 점에서 두 후보 간 공통점이 있다.
◇공매도 금지보다는 ‘형평성 개선’= 공매도 문제에 대해서는 ‘금지’보다는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공매도 불공정거래 강력 제재 △외국인 공매도에 사용되는 프로그램 트레이딩 감시 강화 △개인투자자의 대차거래 수수료를 낮추고 거래 기간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윤 후보는 개인투자자에게 기관보다 높은 담보비율을 주는 방향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주가가 과도하게 내려갈 경우, 자동으로 공매도 금지하는 ‘공매도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하겠다고도 발표한 상황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자체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크고 형평성보다는 공매도 제도 자체를 규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정책 방향성 변화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주식 양도소득세 도입...후보간 의견 차이= 2023년 도입되는 주식 양도소득세를 두고는 두 후보 간 의견 차이를 보였다.
정부는 오는 2023년부터 모든 상장주식에 대해 연간 5000만 원이 넘는 양도차익을 거두면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연간 5000만 원 이상 금융투자소득에 대해 과세표준 3억 원 이하 20%, 3억 원 초과 25%의 양도세를 부과된다. 증권거래세는 기존 0.25%에서 0.15%까지 0.1%포인트 내릴 방침이다.
이 후보는 2023년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예정대로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후보는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폐지하고 새로운 과세체계를 설계하겠다고 의견을 바꿨다.
주식 양도소득세를 두고는 개인투자자들의 입장도 서로 다르다. 다만, 양도소득세 전면 도입에 증권거래세도 부과돼 ‘이중과세’라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윤 후보가 의견을 바꾼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는 조만관 최종 공약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