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에도 ' 3.5%→24.8%' 물가 수직상승
국제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1월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4.1% 올랐다. 석 달 만에 상승 전환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0.1%나 높은 수치다. 1월 국제 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한 달 새 14%(배럴당 73.21달러→83.47달러) 오른 영향이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 특히 과거 국제유가 급등 시절 경제 지표는 유가 상승이 우리나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잘 보여준다.
1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배럴당 146달러까지 치솟았던 2008년 당시 경제성장률은 3%로 2007년 5.8%에서 2.8%p 추락했다. 특히 2008년 4분기에는 -3.3%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2007년 2.5%에서 2008년 4.7%로 급등했다. 7월에는 무려 5.9%까지 치솟았다.
경상수지 역시 매달 적자 기조를 이어가다 잠시 유가 상승세가 멈춘 9월 이후 흑자기조로 바뀌었지만, 결국 그해 경상흑자는 17억5300만 달러에 그쳤다. 전년(104억7200만 달러) 대비 무려 83% 추락했다.
1970년대 1, 2차 오일쇼크 당시에는 1973년 3.5%였던 물가상승률은 이듬해 24.8%로 수직 상승했고, 경제성장률은 12.3%에서 7.4%로 떨어졌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는 이달 들어서도 계속 오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7년여 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95달러를 돌파했다. 유가 100달러 시대가 턱밑까지 온 셈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연평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하면 경제성장률은 0.3%p(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p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 120달러 시에는 성장률이 0.4%p 줄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4%p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경상수지는 유가 100달러일 경우 305억 달러가 줄고, 120달러일 경우에는 516억 달러가 감소할 것으로 현대경제구원은 내다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주요 경쟁국과 비교할 때 한국의 경제활동을 위해 소비되는 원유량이 훨씬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라며 “국제 유가 상승 시 상대적으로 비용 상승 압력이 더 크게 작용해 세계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하락 또는 이윤 감소 등의 산업경쟁력 약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