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긴축 우려에 지정학적 위기가 더해지며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 15일 코스피는 2700선 아래로 내려갔고, 간밤 뉴욕 증시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대안처를 찾기 위한 투자자들의 고심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최근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원유 등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위기에 대한 헤지(위험 회피) 수단이 될 수 있어서다.
이날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에게 원자재 투자를 강력히 권고하면서, 원유와 금을 투자처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금값은 1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기준 KRX 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은 1g당 7만447.6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 급등세도 심상치 않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2.36달러(2.5%) 오른 배럴당 95.46달러로 마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하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연준이 긴축 고삐를 죄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시장의 경계는 한층 강화되고 있다.
원유와 금에 투자하는 ETN(상장지수증권), ETF(상장지수펀드) 등 간접 투자 상품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ETN 시장의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 중 6개가 원유 선물을 추종하는 ETN이었다.
이 기간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은 17.70% 오르며 수익률 2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이 17.60%,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이 17.58% 상승했다.
금 관련 ETN(레버리지 포함)도 평균 5.43%의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ETF 시장에서는 KODEX WTI원유선물(H), TIGER 원유선물Enhanced(H) ETF가 각각 8.85%, 8.83% 상승했다. KRX 금현물지수를 따르는 KINDEX KRX금현물 ETF도 3.12% 오르며 선방했다.
전문가들은 긴축 우려와 지정학적 위기 등 대내외적 악재로 코스피가 부진한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경기 불안과 긴축에 대한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는 실적 측면에서도 상대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미 증시와 코스피 모두 2차 하락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