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밍 본진 털고왔다"...MZ 화력 지원 대선 여론 쥐락펴락

입력 2022-02-15 15:55수정 2022-02-1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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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통해 여론 주도...언론 통해 2차 확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실내 흡연 사진과 당시 참석자가 쓴 글. (김웅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열차 내 좌석에 구둣발을 올려놓은 ‘쭉뻗 사진’ 논란이 확산되던 14일 오후, MZ세대가 주축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거 뭐냐’라는 제목과 함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과거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한 식당에서 흡연하는 장면으로, 이날 출판기념회 후 이어진 뒤풀이 자리에서 이 후보가 주위의 만류에도 담배를 피웠다는 내용이었다.

커뮤니티 회원들은 이 사진을 SNS 등에 공유한 뒤 윤석열 후보 캠프에도 제보했고, 국민의힘측은 이를 바탕으로 즉각 반격에 나섰다. 언론보도가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해당 사진이 실내흡연이 금지되기 이전에 찍힌 사진인지 여부가 논란이 되자 커뮤니티회원들은 식탁에 놓인 맥주병 제조사의 홈페이지를 뒤져 해당 로고가 2014년부터 사용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민주당이 “계도기간이라 불법이 아니었다“고 해명에 나서면서 하루 종일 난타전이 이어졌다.

언론보도를 근거로 지지층이 논박을 벌이던 선거풍경은 옛 말이 되고 있다. 2030세대가 중심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면 언론이 이를 보도하고, 나머지 세대가 반응하는 현상이 확연해지고 있다. 여론을 형성하고 주도하는 역할이 기성세대에서 MZ세대로 급속히 옮겨가는 현상이다.

청년층이 여론 주도권을 갖게 된 동력으로는 온라인을 통한 활발한 양방향 소통이 꼽힌다. 한 사람이 이슈를 제기하면 다수의 커뮤니티 회원들이 공유하고 사실 여부를 함께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음모론 수준에 그치는 경우도 많지만, 근거가 제시되면 언론을 통해 파장이 커지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특징은 청년층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많은 지지를 받는 윤 후보측이 더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측이 ‘무속 논란’을 키우자 커뮤니티 회원들은 이 후보 선대위 관계자의 ‘저주 인형’ 사진을 찾아내 반격의 근거를 제공했다. 두 후보의 배우자 논란 역시 MZ세대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 후보 배우자인 김혜경씨를 비꼬는 ‘짤’이나 ‘밈’을 계속 재생산하며 불씨를 지피는 중이다.

4050세대가 주축인 이 후보 지지층은 화력대결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이다. 온라인 소통 채널활용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데다, 글로벌 마인드와 언어능력까지 갖춘 ‘MZ 능력자들’의 활약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가수 안치환씨가 김건희씨를 연상케하는 ‘마이클잭슨을 닮은 여인’이라는 노래를 발표해 논란이 일자 SNS에는 영어로 작성된 비판 글들이 게재되는 가하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마이클잭슨 가족 연락처’라는 제목으로 마이클잭슨 재단 이메일 주소가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회원은 ‘마이클잭슨 재단과 마이클잭슨의 조카인 타지 잭슨에게 제보할 예정’이라며 “(가수 안치환에게)미국식 금융치료를 받게 해주자“고 제안했다.마이클잭슨 재단을 통한 조치를 기대한다는 의미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이슈로 키우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자정을 기해 개설된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재밍(www.jaeming.com)’에 마련된 이른바 ‘이재명 게임’은 시작되자마자 윤 후보를 지지하는 젊은층에게 장악됐다.

‘참여잼’에 있는 ‘잼드라이브’와 ‘잼스텔라’ 등의 게임에는 높은 점수를 얻은 참여자 10명의 아이디와 점수가 공개되는데, 사라진초밥십인분, 혜경궁스시야, 김부선의점 등이 순위표에 올라왔다. 한눈에 봐도 이 후보를 비판하는 의도를 담은 아이디들이다. 앞서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본진 털고왔다’는 글과 함께 게임 순위 인증샷이 올라왔다. 민주당측은 홈페이지가 열린 지 한나절만에 ‘점검 중’이라는 공지와 함께 해당 게임들의 접속을 막아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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