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상 회장 "주변에서 도와준 덕…감사드린다"
LIG그룹과 자회사인 LIG넥스원 주식을 저가 매매해 1390억 원 상당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는 구본상 LIG 회장이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5-1부(재판장 권성수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혐의를 받는 구 회장에게 "조세 채무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과 LIG 재무관리팀 직원들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우선 재판부는 "주주명부는 주권 관련 사안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일 뿐 형식에 제한이 없다"며 "2015년 6월 작성된 LIG의 주주명부는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주식 가격을 최초 증권 신고일을 기준으로 보면 증여세 신고기한까지 가격을 확정할 수 없어 납세의 의무를 시행하기 어려워진다"면서 "최초 신고일을 기준으로 주식 가격을 해석하면 의무 이행이 어려워서 공모가격 확정신고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LIG넥스원의 공모가격 확정신고일 당시 주가는 3876원이기 때문에 해당 가격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고, 구 회장이 주가를 낮춰 조세를 포탈하기 위해 최초 증권 신고일 주가를 적용하지 않았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재판부는 "LIG 주식 거래 당시 구 회장과 구 전 부사장은 수감돼 있었고, 등기 서신으로 조세포탈을 인식하면서 LIG 재무관리팀과 공모·가담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피고인들 모두에 대해 범죄 증명이 부족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구 회장 등이 당시 자회사인 방산업체 LIG넥스원의 공모가를 반영한 LIG 주식 평가액이 주당 1만481원에 달했음에도 주당 3876원인 것처럼 허위평가하고, 한달 뒤 허위평가한 낮은 가격으로 주식거래를 해 매매대금을 다른 주주에게 송금하는 방식으로 금융거래를 조작했다고 봤다. LIG넥스원의 증권신고 역시 공모가를 적용해야 했지만 구 회장 등이 주주명부 등을 조작해 가격을 낮춰 신고했다고도 판단했다.
구 회장은 재판을 마치고 난 뒤 취재진에게 "감사하다, 주변에 도와주신 덕분"이라고 밝혔다. LIG 관계자는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리고, 향후 책임경영으로 국익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판결문 검토 후 항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