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대표 인터뷰] ⓶ 허백영 빗썸 대표 “요즘 세대, 보이지 않아도 가치 부여...가상자산 시장 전망 밝다”

(사진제공=빗썸)

허백영<사진> 빗썸 대표는 이투데이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빗썸의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허 대표는 씨티은행ㆍ씨티캐피탈ㆍING은행ㆍING증권을 거친 금융 베테랑이다. 2017년 빗썸 준법감시 총괄을 맡으며 가상자산 업계에 뛰어들었다. 내부 사정을 꿰고 있는 덕에 이듬해인 2018년 3월 대표를 맡으며 대대적인 조직 정비에 나서기도 했다.

그런 만큼 조직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허 대표는 “빗썸은 가상자산 거래소를 대표하는 사업가로 그간 사회적 책임 의무를 꾸준히 실천해왔다”며 “거리두기로 인해 직원 간 교류가 적은 상태였는데 플로깅(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 행사에 참여하며 타 부서 직원들끼리 친해지는 계기가 됐고, 봉사활동 당시 오가는 시민들에게 덕담도 들어서 만족도도 높았다”고 전했다.

증권사에서 바라보는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통찰을 내놓기도 했다. 금융의 중심인 여의도에서 자신들의 사업에 블록체인을 이용하려는 움직임들이 포착된다는 것이다. 증권사를 굳이 경쟁자로 간주하기보다, 가상자산 거래소 입장에서 손을 잡을 수 있는 사업이라면 협력하겠다는 구상을 펼치기도 했다.

허 대표는 “최근에는 증권 쪽에서 봤을 때 가상자산 상품이 블록체인 기반으로 돌아가는데 관리가 상당히 편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라며 “그럼 주식도 블록체인에 올리면 되지 않은가에 대해 고민하는 단계로 알고 있고, 커스터디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 등 신사업 관련해서는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업체가 난립하고 NFT의 부작용이 왕왕 제시되는 만큼, 남들보다 앞서거나 하는 속도 경쟁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허 대표는 "NFT는 하나의 사업 가능성에 불과하니 하나를 해도 제대로 하자는 것이 빗썸의 입장"이라며 “현재 빗썸에선 NFT 관련 마켓플레이스를 준비 중인 상황이라 올해 상반기에 완료될 것으로 보이고, 대기업과 논의가 진행 중이다"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도 이와 같은 행보가 곧 서비스 론칭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신중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오픈시와 같은 형태가 NFT 사업의 정답으로 여기고 있지 않아서다. 구체적인 계획을 다듬어 향후 비즈니스 모델을 비롯한 비전을 발표하겠다는 구상이다.

허 대표는 빗썸을 둘러싸고 있는 리스크에 대해서도 답변했다. 현재 빗썸의 실소유주로 지목되는 인물이 1000억 원대 사기 혐의로 기소, 재판이 진행 중이다. 사법 리스크인 만큼 빗썸의 맹점이 아니겠냐는 시각이 많았다.

이에 대해 허 대표는 자신만만했다. 그는 "실소유주가 빗썸코리아에 영향을 끼쳐 ‘대주주 리스크’가 되진 않을지 살펴보시는 모양"이라며 "빗썸 거래소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권은 온전히 경영진들에게 있고 소유주의 개입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이후의 사회와 가상자산의 미래를 함께 가늠해보기도 했다. 허 대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생산력 증대로 노동이라고 하는 개념이 바뀌고 있다"며 "예를 들어 P2E의 경우 전통적인 시각에서는 이를 노동으로 보기 어렵겠지만 엄연한 노동"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앞으로 NFT를 비롯한 가상자산들은 우리가 지금까지 가치를 일일이 책정하지 않았던 많은 물리적ㆍ비물리적 대상들에게 가치를 부여할 것"이라며 "새로운 세대들은 이미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거기에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하고 있다"라고 전망했다.

자연스럽게 가상자산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 점쳤다. 비물리적 대상을 향한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 자명하므로, 관련 사업 역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허 대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불투명한 규제 역시 점차 정리될 것이라 예상한다"라며 "빗썸은 그동안 가상자산 거래소로써 해왔던 일을 더욱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