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논란에 휩싸인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에 대해 KBS와 SBS 중계진이 침묵을 지켰다.
발리예바는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5조 2번째, 전체 26번째로 나섰다.
그의 연기가 시작됐지만 KBS의 남현종 캐스터와 곽민정 해설위원, SBS의 이현경 캐스터와 이호정 해설위원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KBS, SBS 해설진은 발리예바의 연기가 끝난 후 점프 실수에 관해서만 설명했고, MBC 해설진은 경기 중 침묵을 지키며 발리예바가 수행한 기술에 대해서만 간단히 말했다.
피겨 국가대표 출신인 곽민정 KBS 해설위원은 “많은 것을 책임지려면 출전하지 말아야 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가장 화나는 부분은 다른 선수들이 피해를 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경 SBS 캐스터는 “어렸을 때부터 훈련해 정정당당하게 싸워왔던 선수들의 노력은 뭐가 되는 거냐”며 “이 선수(발리예바)를 천재 소녀라고 했었는데, 약물을 복용해 천재가 된 소녀였다”고 비판했다.
남현종 KBS 캐스터는 “약물을 복용한 발리예바 선수도 책임이 있지만, 그 뒤에 더 책임을 져야 할 무언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발리예바는 이날 첫 번째 점프 과제인 트리플 악셀을 뛰다가 두 발로 착지하는 실수를 보이는 등 완성도 있는 연기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82.16점을 받으며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올랐다. 자신의 세계 기록(90.45점)에는 크게 못 미치는 점수다. 연기를 마친 발리예바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유영과 김예림(이상 수리고)는 안정된 연기로 프리스케이팅 진출을 확정했다.
유영은 기술점수(TES) 36.80점, 예술점수(PCS) 33.54점, 총점 70.34점을 받아 자신의 최고점(78.22점)을 깨지는 못했지만, 올림픽 무대만 따지면 한국 선수로는 김연아(2010년 78.50점·2014년 74.92점)에 이어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3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는 30명의 출전 선수 중 6위를 차지해 25명에게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진출권을 가볍게 따냈다. 김예림은 기술점수(TES) 35.27점, 예술점수(PCS) 32.51점으로 67.78점을 받아 9위 자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