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 가격이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리스크 증대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사태가 확대될 경우 에너지 수급 불안이 지속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원유ㆍ천연가스뿐 아니라 타 품목으로도 에너지 수급 불안이 옮겨갈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다. 지난해 중국 전력난, 라니냐 등 최근 이상기후로 공급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알루미늄과 옥수수에 대한 공급 부족 우려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20일 해외경제포커스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는 수급불균형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점을 찍었다. 러시아의 원유공급 차질 우려로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90달러대로 상승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12월 21일 러시아에서 독일까지 연결되는 야말-유럽 가스관(Yamal-Europe natural gas pipeline)의 가동이 중단됐다. 유럽의 천연가스 수입 비중 중 러시아가 40%를 차지하는 만큼, 천연가스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튀어 올랐다.
에너지 수급 불안이 전방위적으로 퍼질 것이란 우려도 함께 담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의존도가 높은 알루미늄과 옥수수 가격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전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5.6%를 차지(세계 2위 생산국)하고, 우크라이나의 옥수수 수출 비중은 전세계의 13.3%에 육박한다.
더불어 주요 기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에너지 수급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일본에서 오미크론 확산의 희비가 엇갈렸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오미크론 확산에도 1월 고용지표가 개선됐지만, 일본은 오미크론 확산으로 1월 소비자심리가 델타 변이 확산 당시 수준으로 하락했다.
미국의 1월 비농업부문 취업자수는 전월 대비 46만7000명 늘었다. 시장 예상치인 12만5000명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일부 기관에서는 연초 통계조정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고용이 강한 회복세를 나타낸 것으로 평가했다.
경제활동참가율도 0.3%로 나타났다. 노동공급이 개선되는 조짐으로 비치지만, 높은 임금상승률과 구인-구직건수 격차 등 노동수급 불균형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1월 소비자태도지수가 전월 대비 2.4p 하락한 36.7을 기록했다. 소비자태도지수는 향후 반 년간 가계의 생활형편, 가계수입, 고용환경, 내구재구매 시기, 자산가치에 대한 인식을 매월 조사하여 결과를 지수화한 통계자료로, 기준치는 50이다.
세대주의 직업별로 살펴보면, ‘기타’를 제외하고 ‘자영업자’의 소비심리가 가장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39.8에서 올해 1월 36.3을 기록, 3.5p 줄었다.
일본 정부는 주요국에서는 드물게 외국인 신규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경제계와 외국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되자 일본 정부는 동 조치의 완화(3월 실시 예정)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델타 변이 확산 사례를 감안할 때 감염병 확산세가 진정될 때까지 소비심리는 당분간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통과한 대규모 추경예산(35조9000억 엔)은 소비심리 부진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가운데 중국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누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 정부는 확진자 발생 시, 지역사회 감염 전파를 최대한 억제(0에 근접하게)하기 위해 대규모 확진 검사 실시, 지역봉쇄 등의 고강도 조치로 코로나에 대응하는 방역정책을 집행 중이다. 특히 도시봉쇄와 이동제한으로 소비와 생산이 위축되는 등 중국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소비 둔화와 함께 제조업 생산라인 및 물류시설 차질로 인한 공급망 불안도 가중되는 중이다. 최근 오미크론 확산을 계기로 봉쇄된 지역(시안, 톈진 등) 내에 위치한 글로벌 제조기업들의 생산라인이 일시 축소·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시안에는 삼성전자가, 톈진에는 LG전자ㆍ폭스바겐ㆍ도요타(톈진)가 생산라인을 두고 있다.
한편 소매 판매는 지난해 10월 4.9%, 11월 3.9%를 거쳐 12월 1.7%를 기록했다.
중국의 강력한 방역정책 기조가 수정될 여지는 적어 보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의 11월 분석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이나 유럽 수준으로 방역 조치를 완화할 경우 일일 확진자 수가 최대 63만7000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추정돼서다.
더불어 전국인민대표대회(22.3월), 항저우 아시안 게임(9월), 시진핑 주석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될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0월) 등을 앞둔 상황에서 사회안정을 위해 현 기조의 유지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해 2월 EU 집행위는 일정한 조건하에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EU 분류체계(EU TaxonomyㆍEU 텍소노미)에 포함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원자력ㆍ천연가스를 제외한 에너지ㆍ수송ㆍ건물 등에 대한 분류체계 법안은 지난해 6월 제정됐다.
법안은 일찍이 제정됐지만, 원자력과 천연가스의 포함 여부는 회원국 간 견해차로 EU 텍소노미 정비가 지연돼왔다. 원자력 발전이 전력생산의 70%에 달하는 프랑스, 폴란드, 체코, 핀란드 등은 법안에 찬성했지만 탈원전을 주장하는 독일,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등은 반대해서다.
해당 법안은 4개월간 EU 의회에서 논의된 이후, EU 회원국(27개국) 중 20개국 이상의 반대나 EU 의회 과반의 거부가 없을 경우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다만 법안이 시행되더라도 오스트리아와 룩셈부르크가 유럽사법재판소에 제소를 계획하는 등 진통이 예상된다.
브라질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Copom)는 지난해 일곱 차례 정책금리를 상향 조정한 데 이어 올해 초에도 150bp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2일 기준 브라질의 정책금리는 10.75%다.
브라질 기준금리가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1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2021년 이후 약 1년 만에 875bp의 인상 폭을 기록하고 있다. 가파른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물가의 급격한 오름세가 꼽혔다.
브라질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2사분기 7.7%, 3사분기 9.6%, 4사분기 10.4%를 기록했다. 국제 식품 및 에너지 가격 상승, 이상기후 등의 영향으로 물가 상승 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돼서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최근의 급격한 긴축 기조가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감안, 향후 속도 조절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반면 시장에서는 당분간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