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은 외삼촌 부부가 2심에서 감형됐다.
18일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부장판사 성수제)는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40·남)에게 살인죄를 파기하고 학대치사죄만을 인정,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아내인 B씨(33)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부부의 살인죄를 인정한 1심과는 달리 고의성은 없었다고 보고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1심과 마찬가지로 아동학대치사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폭행 당시 C양의 사망을 예견하지 못하고 쓰러진 뒤 병원을 데려가기 위해 노력한 점을 참작했다.
재판부는 “A씨가 C양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화를 참지 못해 발로 차 늑골을 골절시키고, 엉덩이를 때린 후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 등 신체적 학대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라며 “B씨는 A씨의 학대 정도가 심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C양은 함께 살게 된 지 불과 4개월 만에 사망했다. 그간 C양이 겪어야 했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생각하면 상당히 마음이 아프다. 도저히 훈육이라곤 볼 수 없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을 들어 25년을 선고한 1심보다 감형된 20년을 선고했다. 마찬가지로 25년을 선고받은 B씨에게는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화를 참지 못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결이 확정된 다른 죄와 같이 판결할 경우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B씨는 직접적인 신체 학대행위를 한 적이 없고, 벌금형을 초과해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앞서 A씨 부부는 지난 2020년 8월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당시 6살이었던 조카를 폭행해 뇌출혈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던 C양의 머리를 3~4차례 때리고 같은 날 오후 C양이 구토하며 쓰러지자 B씨가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사망했다. C양은 부부와 함께 산 지 4개월 만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