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ㆍ독일, 전기차 보조금으로 자국 기업 우대…"한국도 적극 활용해야"

입력 2022-02-2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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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국 전기차 기업에 유리한 보조금 정책…독일은 하이브리드에 더 많은 보조금 지급

▲중국 상하이모터쇼 행사장에 위치한 전기차 업체 리오토 부스를 방문객이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신산업 육성의 발판이 될 수 있는 만큼, 중국과 독일 등 다른 주요 국가처럼 자국 기업에 대한 우대와 지원을 위해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21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 정부가 장려하는 배터리 교환 서비스(BaaS) 기술을 갖춘 차량에는 보조금 지급 가격 기준에서 예외를 적용하고 있다. 또, 자국 기업이 주로 생산하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도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EREV는 전기차이지만 내연기관을 활용해 주행 거리를 늘린 차량으로, 외부에서 충전할 수 없고 엔진이 상시 작동한다는 점에서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국가가 많다. 하지만 중국은 EREV를 보조금 지급 차종에 포함해 EREV를 생산하는 자국 전기차 기업 리오토 등에 유리한 보조금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본은 재난 발생 시 전기차로 비상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외부 전력 공급 기능이 적용된 전기차에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며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생산된 대부분의 일본산 전기차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에는 외부 전력 공급 기능이 장착돼 있어 이러한 기능이 없는 외국산 전기차보다 차량 1대당 보조금 상한액이 약 20만 엔가량 더 높게 책정돼 있다.

독일은 자국의 완성차 기업이 내연기관차 기술에 더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고려해 다른 유럽 국가보다 내연기관이 적용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에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폭스바겐의 전기차 'ID.' 시리즈가 출시된 2020년에는 전기차 1대당 보조금을 최대 9000유로로 늘린 뒤 지급 기한을 2025년까지 연장하는 등 자국산 전기차 판매가 본격화한 시점에 맞춰 보조금 지급 정책을 조절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역시 자국산 전기차인 피아트 500의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부터 전기차 1대당 최대 2000유로의 특별 보조금을 추가 책정한 바 있다.

자국의 자동차 산업 특성에 따라 보조금 지급 가격 기준을 조절하거나 상한선을 설정하는 국가도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고가의 외국산 전기차 판매를 억제하기 위해 보조금 지급 가격 상한선을 설정했다. 자국의 완성차 기업들이 비교적 저렴한 소형 전기차 생산에 집중하고 있음을 고려한 정책이다. 중국은 테슬라의 모델3가 인기를 끌자 2020년부터 차량 가격이 30만 위안 이상인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테슬라 견제에 나섰다.

연구원은 이들 국가처럼 우리도 전기차 보조금을 활용해 국내 기업의 실익을 높이고 전기차 관련 기술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정책을 꾸준히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제 규범상 특정 국가의 제품을 명시적으로 차별하긴 어렵지만, 국산 완성차 제품의 특성을 고려한 보조금 지급 정책을 마련해 국내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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