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당선 가능성 0%” 군소 후보들, 왜 선거 나오는 걸까

입력 2022-02-21 14:06수정 2023-08-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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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캡처)

제 20대 대통령선거가 보름 남짓 남았습니다. 오는 28일부터는 투표용지 인쇄에도 돌입한다고 하는데요. 무려 14명의 후보자가 등록하면서 투표 용지 길이만 27cm에 달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지난 2017년 19대 대선 때 역대 최다 후보(15명) 등록 이후 2번째로 많은 수라고 합니다.

하지만 언론 등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 주요 후보들만 언급됩니다. 사실 이들 주요 후보를 빼고는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될 확률은 ‘0%’에 가깝죠. 하지만 우리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나온 후보들이 과연 누구인지, 또 어떤 공약을 들고 나왔는지는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더불어 그들이 대선 후보로 나선 이유까지도요.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첫날인 13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왼쪽부터),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 오준호 기본소득당 후보,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 김재연 진보당 후보를 대리해 나온 이용우 진보당 선거사무장이 각각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경제부총리부터 부동산 사업가까지…경력도 다양

4명의 주요 후보를 제외한 후보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기호 5번 오준호 기본소득당 후보가 있습니다. 오준호 후보는 중앙선관위로부터 선거 보조금을 받은 정당의 후보인 만큼 군소 후보로 보기는 어렵지만, 지지율 면에서는 의미 있는 수치를 기록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는 선거 보조금을 받지는 못하지만 인지도 면에서는 단연 앞서고 있죠. 김동연 후보는 문재인 정부 초기 경제부총리로 ‘흙수저 신화’의 주인공으로도 잘 알려져 있죠.

김동연 후보는 앞서 여당과 야당으부터 수많은 러브콜을 받았지만 “기득권공화국에서 기회의 나라로”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독자 출마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김동연 후보를 제외하고는 기호 6번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가 독보적인 인지도를 자랑합니다. 벌써 3번째 대선 출마에 나선 허경영 후보는 출마 때마다 파격적인 공약으로 주목을 받았죠. 그의 파격 공약은 '매니아층' 지지자들을 끌어모았는데요.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심상정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들 후보 외에도 국회의원 출신의 기호 10번 김경재 신자유민주연합 후보, 기호 11번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 기호 12번 김재연 진보당 후보들이 있습니다.

많은 재산으로 유명한 후보도 있습니다. 이경희 후보의 선관위 재산 신고액은 1499억 원으로,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한 안 후보(1980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재산이 많다고 합니다. 특히 이경희 후보가 보유한 아파트가 무려 165채인 것으로 알려지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가장 적은 재산을 신고한 후보는 기호 12번 김재연 진보당 후보의 재산은 5100만 원입니다. 최연소 후보이기도 한 김재연 후보는 "진보정치가 위기다"라고 외치며 과거의 진보정치를 넘어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기호 7번 이백윤 노동당 후보는 노동운동가 출신이며 기호 14번 김민찬 합류연합당 후보는 한반도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국민에게 알리는 일을 해왔다고 합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전 국민에 1억” “핵개발” “재벌 해체” 파격 공약들

후보들이 누구인지 살펴봤다면, 후보들의 공약도 살펴봐야겠죠. 사실 대선 후보 간 공약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군소 후보들의 경우 파격적인 공약을 주목을 끌고 있죠.

그래서 파격 공약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사실 파격 공약의 원조는 허경영 후보입니다. 과거 “신혼부부에 1억원 지급하겠다” “출산수당 3000만 원을 지급하겠다” “전 국민 90%를 중산층으로 만들겠다” 등의 공약을 내세웠는데요.

이번 대선에서도 허경영 후보는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현금 공약’을 어김없이 선보였습니다. 이번에는 당선 즉시 18세 이상 전 국민에게 긴급생계지원금 1억 원씩을 지급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취임 2개월 이내에 19세 이상의 국민에게 월 150만 원씩 지원하겠다고 했으며 △결혼 수당 3억 원 △출산수당 5000만 원 △육아수당 매달 100만 원 △연애수당 매달 20만 원을 약속했습니다.

오준호 후보도 전 국민 대상 월 65만 원의 기본소득 지급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진보 성향의 후보들은 재벌과 관련한 주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는데요. 이백윤 후보는 부당하게 축적한 총수일가의 자산을 환수하고 기간산업을 국유화하겠다는 공약을 선보였습니다.

김재연 후보도 비슷한 공약을 발표했는데요. 김재연 후보는 항공·조선 등 산업을 국유화하고 현재 산업은행을 기간산업을 관리하는 ‘국가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부자증세를 통해 연간 46조 원의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했습니다.

김경재 후보는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와 한·일 핵무기 공동개발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평화를 강조하는 후보도 있었습니다. 이경희 후보는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마다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겠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무장지대 인근의 남북접경지역을 한민족특별자치지역으로 선포해 세계평화도시를 건설하겠다고도 했죠.

부동산 사업가인 이경희 후보는 현 정부의 부동산규제정책을 완전히 철폐하고 민간 자율의 부동산시장체제로 전환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와 함께 종합부동산세와 임대차 3법 폐지도 약속했습니다.

▲시민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 (연합뉴스)

‘3억’ 지킬 득표율 10% 얻을 후보는

사실 후보들을 살펴보면 과연 진짜 대통령을 목표로 하는 것인지 의심이 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실제 옥은호 후보는 부정선거 방지를 위해 출마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거에는 돈이 듭니다. 공직선거법상 대선 후보에 등록하려면 대선 공탁금으로 3억 원을 내야 한다. 15% 이상 득표하면 선거비용 전액을, 10~15% 득표하면 절반을 돌려주죠. 하지만 그 미만이면 전액 국고로 귀속됩니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5%를 넘겼습니다. 나름 유명 정치인인 유승민 바른정당·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6%대에 그쳤죠.

이를 고려하면 이번 14명의 대선 후보 중에서도 2~3명의 후보를 제외하고는 10%를 넘길 후보는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 대선 출마에 나서는 것일까요. 일단 후보 자신 혹은 후보가 속한 정당을 알리고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합니다.

여기에 일부 후보의 경우 ‘대선후보’라는 경력 자체에 욕심을 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이들의 도전에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필요는 없습니다. 다양한 대선 후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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