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기술 코치인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계약 만료로 한국에 돌아온다는 소식에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는 빅토르 안의 기사에 부정적인 댓글이 다수 달리는 모습이다.
빅토르 안은 지난 19일 자신의 웨이보에 중국 대표팀을 떠나면서 “여러분(중국)과 함께 손잡고 걸을 기회를 갖게 돼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그는 “우리가 한배를 탄 덕분에 많은 어려움과 장애물을 극복하고 값진 올림픽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면서 “제게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아직 제가 개선할 부분이 많다는 것도 이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어디에 있든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 여러분의 아낌없는 헌신과 노고에도 감사하다. 모두의 앞날이 밝기를 기원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같은 날 빅토르 안은 장쑤성의 한 매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중국팀 복귀 가능성에 “런쯔웨이 등과 같은 팀으로 더 일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쉬면서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중국팀 코치를 하는 동안 매우 행복했고 중국어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빅토르 안의 소식들은 국내에도 전해졌다. 다수 언론사에서 빅토르 안의 귀국 가능성에 대한 기사를 보도한 것. 그러자 온라인 상에서는 빅토르 안에 대한 부정적인 댓글이 쏟아졌다.
국내 네티즌들은 “이제와서 한국행이라고? 국적 바꾸고 거기서 살아라”, “입국 금지해라”, “국적 쇼핑도 아니고 정도껏 해야지”, “조국 등에 칼을 꽂고 돌아온다니 뻔뻔하다”, “산업 스파이랑 다를 게 뭐냐”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빅토르 안은 한때 한국 올림픽 영웅으로 불렸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단 빅토르안은 4년 뒤 열린 토리노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안겨줬다.
하지만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을 앞두고 빅토르 안은 무릎 부상으로 대표팀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후 대표 선발전에서도 탈락했고 소속팀마저 해체됐다. 이 과정에서 그가 한국체대와 비(非) 한체대로 갈린 파벌 싸움의 희생자라는 이야기까지 전해지면서 빅토르 안에게는 동정의 눈길이 쏟아졌다.
이에 빅토르 안이 러시아 국적을 신청한다는 소식에 대다수 국민은 빅토르 안을 응원했다.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서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서 러시아 국적으로 출전, 남자 500m와 1000m,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며 러시아 국민 영웅으로 다시 한번 떠올랐다.
빅토르 안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한 것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서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국민은로 갔단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안현수에서 빅토르 안으로, 다시 얀셴주(안현수의 중국 이름)으로 이름 바꾼 빅토르 안에 대해 국민들은 배신감을 느꼈다. 한국서 배운 쇼트트랙 기술을 중국에 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서였다.
이런 상황에 중국이 일으킨 ‘편파 판정’ 논란은 빅토르 안에 대한 비난 여론을 더 부추겼다. 여기에 빅토르 안의 아내가 한국 국적으로 한국에 살며 사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빅토르 안에 대한 비난 여론을 더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