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서울시, 우리공화당에 1억1000만 원 돌려줄 필요 없어"

입력 2022-02-2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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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이득반환권과 불법 점유에 따른 손해배상 채권이 같아"

▲서울특별시, 우리공화당 ((왼쪽부터)서울특별시, 우리공화당)

서울시가 우리공화당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4단독 김진영 부장판사는 21일 서울시가 우리공화당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서울시는 우리공화당이 요청한 1억1000만 원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며 원고 손을 들어줬다.

김 부장판사는 "서울시는 2020년 1월 민사사건에서 항고를 제기하지 않아서 판결이 확정됐다"며 "기판력에 의해 해당 재판부는 전임 재판과 저촉되는 판결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기판력이란 확정된 재판의 판단 내용이 소송당사자와 이후 법원의 판단을 구속하고, 이와 모순되는 주장·판단을 부적법으로 하는 소송법상의 효력을 의미한다.

다만 김 부장판사는 서울시의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을 통해 원고 손을 들어줬다. 예비적 청구란 원고가 주된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추가적으로 행하는 판결의 청구를 뜻한다.

김 부장판사는 "서울시가 행정소송 판결에 따른 1억1000만 원을 우리공화당에 반환한 후 다시 우리공화당의 광화문광장 불법 점유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다시 한다면 돈을 주고 받는 것이 돼 결국 서울시가 돌려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부장판사는 "행정소송에서 우리공화당이 승소해 서울시로부터 받아야 할 부당이득반환권과 서울시가 우리공화당의 광화문광장 불법 점유에 따른 손해배상 채권은 같다"고 봤다.

서울시가 행정소송 판결을 따른 후 다시 민사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을 상황을 가정해보면 둘 사이에 주고받을 돈이 없다는 것이다.

2019년 5월 우리공화당은 '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에서 사망한 사람들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서울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설치했었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광화문 광장을 사용하려면 최소 7일 전 서울시에 신청서를 내고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우리공화당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에 서울시는 2019년 6월 행정대집행으로 천막을 철거했고, 우리공화당은 다시 천막을 설치했다. 서울시는 같은 해 7월 강제집행을 예고했고, 우리공화당은 강제집행 시행 이전에 천막을 자진철거했다.

서울시는 준비과정에서 1억1000만 원의 비용이 생겼다며 우리공화당이 부담하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판결 선고 전 우리공화당은 비용을 자진납부했다. 해당 민사소송 재판부는 2020년 1월 "재판 과정에서 행정대집행법에 따라 비용 징수를 할 수 있는 경우 민사소송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다"라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얼마 뒤 우리공화당은 "실행되지도 않은 행정대집행 비용을 내라는 것은 위법"이라며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1·2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시는 우리공화당을 상대로 또다시 민사상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맞불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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