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에 10년간 키운 서비스 넘겼지만 ‘NO엑시트’ 외친 스타트업의 사연

입력 2022-02-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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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발전 위해 주력 사업 넘겨…식자재 B2B 유통 사업으로 ‘제2막’

▲최재승 스포카 대표. (사진제공=스포카)

스타트업 스포카는 포인트 적립 서비스인 ‘도도포인트’를 최근 야놀자에게 양도했다. 스포카가 10년 동안 키운 도도포인트는 누적 사용자 2500만 명, 8년 연속 태블릿 고객관리 서비스 1위를 기록한 자사 주력 서비스였다. 통상 스타트업계에선 주력 사업을 양도할 때, 회사를 매각하는 엑시트 전략을 택하곤 한다. 하지만 스포카는 도도포인트 사업부문만 양도하고 기업 매각 대신 새로운 B2B 사업을 꺼내 들었다.

2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도도포인트를 만들어 낸 스포카는 올 초 투자의 끝 단계인 M&A를 진행했다. 야놀자 자회사인 야놀자클라우드에 도도포인트 사업 부문을 양도하는 M&A협상을 시작했고, 올해 1월 160억 원에 양수도가 완료됐다. 누적투자와 도도포인트 양도가액을 합한 총 투자유치금액은 267억 원으로 알려졌다.

스포카가 도도포인트를 양도한 배경에는 여가업계의 발전이 있었다. 스포카는 도도포인트를 10년간 쌓아온 고객관리와 노하우, 신뢰를 기반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시켰다. 소상공인·자영업자부터 다양한 업종에 서비스를 확장했다. 이런 흐름에서 스포카는 2015년 야놀자의 업무제휴를 통해 여가업계의 발전을 봤다. 당시 두 회사의 제휴로 야놀자 제휴점 방문자들이 도도포인트를 쉽게 적립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야놀자가 여가업계로 도약하는 큰 그림에서 도도포인트가 더 활용될 거라 여겼다.

여기에 더해 2020년 8월 선보인 식자재 관리 플랫폼 ‘도도카트’가 초기 단계부터 업계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후 투트랙으로 캐시카우를 만들었던 스포카는 야놀자에게 도도포인트만 넘기고 도도카트를 핵심 전략 사업으로 삼은 것이다. 스포카는 포인트 적립이라는 한계를 넘어서고, 식자재 B2B 유통 시장에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할 예정이다. 기업을 매각하는 엑시트 대신 신사업으로 제2의 막을 연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8월 런칭한 도도카트는 외식업 종사자들이 앱에 식자재 명세서를 등록하기만 하면 지출 비용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리포트를 제공하는 IT솔루션이다. 스포카는 국내 식자재 유통 시장이 연 55조 규모에 달하는데도 불구하고, 식자재 비용 관리를 아날로그 방식인 현장을 캐치해 이를 혁신할 수 있는 서비스로 ‘도도카트’를 선보였다.

▲스포카의 도도카트 서비스 화면. (사진제공=스포카)

그동안 외식업 종사자들은 식자재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경험했다. 도도카트를 통해 거래처, 주요 품목의 변화를 쉽게 파악하고, 식자재비 관리까지 가능해 유연한 매장 운영 및 원가절감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식당 사장님들의 필수 앱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규모보다 낙후된 시스템으로 운영되던 식자재 유통 시장과 외식업계에 새로운 디지털 전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식자재 B2B 유통업계의 디지털전환을 끌어내고 있는 도도카트는 지난해 누적 거래액 1600억 원을 돌파하며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2021년 9월 도도카트 출시 1년 만에 누적액 1000억 원을 넘어선 데 이어 불과 4개월 만에 거래액이 60% 증가한 수치다.

앞으로 스포카는 도도카트의 독보적인 기술력과 방대한 데이터,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당 업계에 만연했던 정보의 비대칭, 낙후된 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문제점을 앞장서 해소하며 식자재 유통 시장의 IT 전환을 선도한다.

최재승 스포카 대표는 “10년 동안 국내 대표 매장 고객관리 솔루션인 ‘도도 포인트’를 성공적으로 운영했던 기술력과 노하우를 이제 도도카트에 적용해 핵심 전략 사업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자 본격 속도를 올릴 예정이다”며 “기존 오프라인 중심으로 이뤄지던 식자재 유통산업의 디지털화와 고도화된 서비스로 매장의 매출 극대화를 끌어내고, 규모 대비 낙후된 식자재 유통업계에 혁신 IT 솔루션을 제공하며 디지털 전환을 이끌 계획”이라고 향후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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