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77만 명에게 자국 여권 발행 등 실효 지배 강화
2014년 이후 반군과 정부군 교전으로 1만4000명 이상 사망
러시아는 최근 몇 년간 이 지역 인구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약 77만 명에게 자국 여권을 발행하는 등 실효 지배를 강화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가 소개했다.
이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정부 청사를 점거하고 자신들의 지역을 독립된 ‘인민공화국’으로 선포했다. 현재는 전 세계에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자칭 루간스크인민공화국으로 불리지만, 공식적으로는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2014년 이후 돈바스 지역에선 친러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간의 전투로만 1만4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군사·재정적으로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지만, 러시아는 줄곧 부인하고 있다.
특히 교전이 한창이던 2014년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격추돼 탑승객 289명 전원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는데, 당시 국제 조사관들은 여객기를 격추한 미사일이 러시아에서 공급됐으며 돈바스 지역에서 발사됐다고 결론 내면서 전 세계의 분노를 샀다.
이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2015년 민스크 평화협정을 체결하면서 긴장감도 다소 완화했다. 하지만 협정은 돈바스 지역 내 많은 자치권을 허용하는 계기가 됐고, 이날 러시아가 이 지역의 독립을 승인하면서 협정도 사실상 종료됐다.
게리 코널리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군이 완전히 장악한 영토는 전체 돈바스 지역의 약 3분의 1가량이다. 러시아가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병력을 이 지역에 추가 배치하면서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코널리 의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나머지 3분의 2까지 장악하려는 것”이라며 “상상을 초월하는 침략”이라고 비난했다.
CNN방송은 “2014년 그랬듯 돈바스 지역은 동서 갈등의 장이 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통제권을 다시 확보하려는 푸틴 대통령과 유럽 민주주의의 일원이 되려는 우크라이나인 사이에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