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24일 미국과 외교장관 회담 참가 준비” 여지 남겨
미·러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관심 쏠려
문 대통령 “우크라 주권·영토 존중돼야”
코스피, 가까스로 2700선 지켜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를 소집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결성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독립을 승인했다.
푸틴의 선전포고 식 행보는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국가안보회의에서 이들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한 것에서부터, 이와 관련한 대통령령에 서명하는 장면 모두 TV로 생중계됐고, 두 공화국의 지도자들과 우호·협력·원조에 관한 조약도 체결했다. 이와 함께 평화 유지를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러시아 평화유지군 투입까지 지시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미국과 정상회담 개최를 원칙적으로 합의한 지 몇 시간 만에 태도를 바꾸고 사실상 선전포고에 나서자 전 세계의 관심은 이제 미·러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쏠리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도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가가 우리를 적으로 만드는 이유는 러시아와 같은 거대한 독립 국가가 그들에게 필요 없기 때문”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미국 정부가 푸틴이 결정한 러시아 평화유지군을 투입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판단할 것인지가 정상회담 성사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푸틴의 행보에 미국과 유럽은 강력히 반발하며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뜻을 밝혔지만, 러시아 정부는 24일로 예정된 미·러 외교장관 회담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오전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NSC 및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 연석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존은 존중돼야 한다”면서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이러한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공포 속에 코스피지수는 22일 가까스로 2700선을 지켰다. 장중 2700선 아래를 밑돌던 코스피지수는 오후 들어 반등하면서 전 거래일 대비 1.35% 내린 2706.79에 마감했다. 개인은 6702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3819억 원, 3295억 원어치 물량을 쏟아내며 지수 하방 압력을 키웠다. 코스닥지수도 1.83% 하락한 868.11로 거래를 마쳤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종가 대비 0.036%포인트 내린 2.327%에 장을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0.6원 오른 1192.7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인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