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배터리‧모빌리티 미래 먹거리 확보 총력
구 회장은 2018년 LG그룹 총수로 취임한 후 줄곧 '미래 먹거리' 발굴에 계열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비핵심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핵심 사업을 키우는데 전사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로봇, 인공지능(AI) 등의 신기술 분야와 자동차 전장(VS) 사업 및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미래 신사업에 그룹의 미래를 걸고 사업 구조 재편에 힘써왔다. '뉴LG'의 밑그림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겼다.
LG그룹은 최근 민간 AI 생태계 확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글로벌 연합군을 결성했다.
LG AI연구원은 전날 엑스퍼트AI얼라이언스를 발족했다.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4개 사와 구글, 우리은행, 셔터스톡, EBS, 엘스비어, 고려대의료원, 한양대병원, 브이에이코퍼레이션 등 8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한다. 이들 멤버는 대용량 고속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한 초거대 AI인 'LG 엑사원'을 기반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특히 지난해 4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는 신성장동력 확보에 대한 구 회장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구 회장은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5년 넘게 5조 원(누적)가량의 적자를 내자 과감하게 정리했다.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 지 26년 만에 일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는 과거 '초콜릿폰' 등 국내 휴대폰 시장을 휩쓸었던 상징성 등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LG전자는 3000명이 넘는 스마트폰 인력을 계열사와 회사 내 다른 부서로 재배치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생활가전(H&A) 본부에 배치된 인력의 경우 모바일 사업 부문의 경험을 살려 '씽큐' 성능 업그레이드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2010년 태양광패널 사업을 시작해 N타입, 양면형 등 고효율 프리미엄 모듈 위주로 사업 차별화를 진행해왔다. 매출액도 작지 않다. 2020년에 8000억 원대로 감소하는 등 계속 줄어들기는 했지만 2019년 1조1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등 유망 시장에서 꾸준히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되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사업 환경이 갈수록 악화됐다. LG전자 태양광 패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대에 머물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해 왔다.
태양광 패널은 빛 에너지를 얼마만큼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지가 효율을 결정한다. 태양광 패널 자체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열악한 외부 환경에 버티는 내구성이 좋아야 한다. 다만 초기 설치 비용이 비싸고 투자비를 모두 회수하는 데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대체로 품질보다 가격이 제품 결정의 최대 고려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이름을 걸고 하는 사업인 만큼 태양광 패널의 품질은 정평이 나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시장 논리상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에는 버텨낼 재간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태양광패널 사업 철수로 LG전자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더욱 고도화될 전망이다.
태양광 패널 사업이 속한 B2B 사업을 담당 BS사업본부는 △IT(모니터, 노트북 등) △ID(사이니지, 상업용 TV 등) △로봇 사업 등에 집중한다.
한편 LG전자는 ESS(에너지저장장치)와 빌딩에너지관리솔루션인 LG BECON을 포함해 진행 중인 에너지 관련 사업과 연구개발을 지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