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테니스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백신과 관련해 또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백신을 맞지 않은 조코비치의 ‘이탈리아 오픈’ 참가 허용 여부를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발렌티나 베찰리 체육부 장관은 오는 5월 2∼15일(이하 현지시간) 로마에서 열리는 남녀 프로테니스 대회 ‘2022 인테르나치오날리 BNL 디탈리아’(이탈리아 오픈)에 조건부로 조코비치의 참가를 허용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베찰리 장관은 “해당 대회는 야외에서 진행되기에 더 엄격한 방역 패스(슈퍼 그린 패스)가 필요치 않다”며 “조코비치가 이탈리아에서 뛰길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코비치가 이탈리아에 머무는 동안 호텔이나 음식점을 이용할 수는 없다는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베찰리 장관의 이 발언에 대해 코이탈리아 정부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특히 코로나19 방역 주무 부처인 보건부의 안드레아 코스타 차관은 “방역 규정이 존재하는 한 존중받아야 한다”면서 국민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줘선 안 된다고 베찰리 장관을 비판했다.
조반니 말라고 국가올림픽위원회(CONI) 위원장 역시 조코비치의 대회 참가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말라고 위원장은 23일 공영방송 라이(RAI)와의 인터뷰에서 “캠핑용 자동차에서 샤워하고 임시 시설에서 먹고 자고 한다고 해도 그것은 완전히 잘못된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체육계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불만도 폭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찰리 장관 발언 이후 그린 패스가 없어 운동을 하지 못하는 아이의 부모들로부터 “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느냐”는 취지의 항의 이메일을 매일 수십 통씩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진 조코비치는 최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대회는 출전하지 않겠다면서 “내 몸과 관련한 결정은 그 어느 대회의 타이틀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백신 미접종을 이유로 호주오픈 참가를 거부당한 조코비치는 5월 프랑스오픈, 6월 윔블던대회 참가 역시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