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 울산 석유비축기지 방문…"원자재 할당관세 인하 폭·대상 확대 검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최근 국제 유가 상승세가 3월에도 지속될 경우 유류세 및 LNG 할당관세 인하조치의 연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4월 말 종료예정인 유류세 및 LNG 할당관세 인하조치의 연장 여부를 3월 중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울산 석유비축기지를 방문해 국내 석유 수급·비축현황 등을 점검하고 "국내 석유 가격이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서민의 에너지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가, OPEC+의 생산능력 회복 지연 등 공급측 차질에 더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산유국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2014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90달러대까지 상승했다.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22일 기준 배럴당 96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홍 부총리가 방문한 울산 석유비축기지는 지난해 11월 19일 원유를 저장할 수 있는 지하공동이 준공되면서 석유저장능력이 650만 배럴에서 1680만 배럴로 확대됐다. 이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는 전국 9개 석유비축기지에 총 1억4600만 배럴 규모의 석유저장능력을 확보했다.
홍 부총리는 국내 석유 수급·비축 현황에 대해 "현재 국내 원유 도입은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비축물량도 국내 석유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입의 경우 국내 정유사는 지난해 12월 8693만 배럴, 올해 1월 9479만 배럴 등 국내 수요에 상응하는 월평균 약 8000만 배럴의 규모를 매달 안정적으로 수입하고 있다"며 "그 중 러시아산 원유 수입 비중은 5.6%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비축과 관련해선 "정부 비축물량은 약 9700만 배럴로 추가적인 외부도입 없이 국내 수요 106일분을 감당할 수 있는 물량이며, 이는 국제에너지기구 권고 비축물량인 90일분의 약 118% 수준"이라고 했다. 비축유 방출의 경우, 미국 등 동맹국 간 비축유 공동방출 결정에 따라 317만 배럴이 차질없이 방출되고 있으며, 국내 수급 상황 악화 시 방출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홍 부총리는 "에너지 가격·수급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하고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비상수급대응계획을 면밀히 재점검해 도입 차질 물량 파악과 필요시 호주, 남아공 등 대체 도입을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석유수급 악화시 비축유 방출 등이 즉시 착수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 태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의 악화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경우, 기업의 원가부담 완화를 위해 업계 수요를 반영해 원자재 할당관세 인하 폭·대상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