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파업 해결 실마리 찾나…노사 모두 상호 견제는 유지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과 CJ대한통운 대리점 연합이 파업 이후 처음 만나 상황을 조속히 해결하자고 뜻을 모았다.
택배노조와 대리점 연합 양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3시께 CJ대한통운 본사 앞 농성장에서 만나 비공개 대화를 진행했다. 택배노조 측에서는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 유성욱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본부장 등 5명이 참석했고 대리점 연합 측에서는 김종철 대리점 연합 회장, 이동근 대리점 연합 부회장 등 5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택배 종사자와 국민이 힘들어하는 파업 상황을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상호 노력하기로 했다. 노조가 요구안을 대리점 연합에 전달하면 대리점 연합이 이를 검토해 대화를 속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태완 수석부위원장은 면담 이후 “양측은 아사 단식 3일 차에 접어든 진경호 위원장의 건강 악화 문제를 고려해 파업 사태의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파업 사태는 원청의 의지만 있으면 대리점 연합과 만나 얼마든지 풀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면담은 대리점 연합 측이 전날 택배노조 측에 이날까지 대화에 나서라고 요청한 것을 택배노조가 수용하며 성사됐다.
업계에서는 양측이 대화의 물꼬를 트긴 했지만 노사 간 갈등이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택배노조나 CJ대한통운 측도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대리점 연합과 대화를 1시간 앞두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고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는 문재인 대통령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오늘 만나는 게 해결의 차원이라고 볼 순 없다”며 “다만 대화를 통해 다양한 부분을 모색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도 이날 택배 노사의 대화를 환영한다면서도 “현재 본사 점거와 어제 있었던 곤지암허브터미널 운송방해와 같은 명백한 불법, 폭력행위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CJ대한통운이 '본사를 점거한 택배노조의 퇴거를 명령해달라'고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서에 대한 심문도 열렸다. CJ대한통운 측 대리인은 “모든 가처분이 급하지만 이 사안은 채권자 입장에서 하루하루 손해가 막심하다”며 재판부에 최대한 빠른 결정을 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