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매물은 2달전보다 2.9% 늘어
24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3만1236건으로, 두 달 전(3만350건)보다 2.9%(886건) 늘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전세 수요가 줄고, 전셋값 급등에 지친 세입자들이 매매 갈아타기에 나서면서 전세매물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전세매물이 늘어나며 전셋값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셋째 주(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3% 하락하며 4주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서울 25개 구 중 22개 구의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했고 동대문구 등 2개 구만 보합을 나타냈다. 상승 지역은 성동구가 유일하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전세대출금리 부담 및 대출규제 등으로 매물적체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며 “방학 이사수요 마무리 등 전세 문의가 감소하며 신규 입주물량 영향이 있는 지역이나 고가 단지 위주로 하락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두 달 새 전셋값이 3억 원가량 내린 아파트 단지까지 나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면적 59㎡형은 지난해 12월 10억8000만 원에 전세 계약됐으나 이달 12일 7억8700만 원에 손바뀜했다. 두 달 새 2억9300만 원 내린 것이다.
성북구 길음동 ‘동부 센트레빌’ 전용 84㎡형은 지난달 22일 보증금 5억 원에 전세 세입자를 들였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1억~1억5000만 원 내린 금액이다.
반면 올해 입주물량이 대폭 감소함에 따라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할지는 불분명하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서울 입주물량은 1만7961가구로 지난해(2만1589가구)보다 16.8% 감소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서울의 경우 올해까지는 입주물량 부족으로 인해 전셋값 하락이 지속되기보다는 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올해 8월부터는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 매물이 시장이 풀리면서 주변 시세에 맞춰 ‘키 맞추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갱신권을 사용하면 계약 기간이 4년으로 묶이기 때문에 한 번에 올려받으려는 집주인들이 많아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시장에서 전셋값에 대한 고점 인식이 있고 보유세 부담, 금리 인상 등 하락 요인들이 남아 있으므로 6월 보유세 산정기준일 이전까지는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재건축 정상화,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등의 변수에 따라 상승 여지가 남아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