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와 리투아니아 등도 난민 수용 대비 나서
유엔 미국대사 “최악의 난민 위기 발생할 수도” 경고
현재 64명 한국 교민 체류 중
23일(현지시간) CNN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실제로 우크라이나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들은 난민 수용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대표적인 국가가 우크라이나 서부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다. 폴란드는 현재 최대 100만 명 수용을 목표로 기존 시설을 난민 숙소로 전환하는 등 수용시설 확보에 나선 상태다.
폴란드가 이처럼 우크라이나 난민 수용에 적극적인 것은 지리적인 근접성뿐만 아니라 폴란드 현지에 우크라이나 출신 이주 노동자가 많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언어나 문화의 유사성으로 우크라이나인들이 폴란드 노동시장에 많이 진출해 있다. 폴란드 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유효 체류 허가서를 가진 우크라이나 이주 노동자만 30만 명을 넘는다. 이는 폴란드 전체 외국인 노동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이들 대부분 폴란드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IT와 자동차 산업 종사자들이 많다.
루마니아 정부는 22일 50만 명 이상의 난민이 유입될 가능성에 대비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는 북동부 지역에 난민 캠프를 설치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소련’에서 독립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에 가입한 리투아니아도 각 지자체에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주거시설 조사를 지시한 상태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유엔 총회에서 “러시아가 이 길(침공)을 계속 간다면 최대 5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하는 세계 최대 난민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전쟁을 선택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주변국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 선전포고하고 군대를 진격시키는 한편 우크라이나 전역에 계엄령이 선포되는 등 상황이 긴박해져 난민 발생 우려는 더 고조되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주재 한국 대사관은 러시아 침공이 있기 하루 전날인 23일 교민들에게 “만일의 사태 발생 시 신속히 안전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긴급 공지를 내렸다. 현지에는 여전히 교민 64명이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약 30명은 잔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