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예고보다 1개월 연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2차 발사가 오는 6월 15일로 예정됐다. 정부는 지난해 1차 발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보완해 두 번째 발사에 나설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25일 ‘제40회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를 열고 누리호의 기술적 보완 조치 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추진 일정을 심의·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1차 발사를 실시한 누리호는 당시 위성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했다. 비행 중 3단부 엔진이 계획보다 빨리 연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발사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3단 엔진의 조기 연소 원인을 파악했고, 지난해 12월 누리호가 비행하는 동안 3단 산화제탱크의 헬륨탱크 고정지지부가 풀린 것이 원인이라고 규명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연구진은 누리호를 기술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세부적인 조치 방안을 마련해 왔다. 최근에는 산·학·연 외부전문가로 구성한 전담평가단을 꾸려 관련 조치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과기정통부는 보완 내용을 반영한 뒤 2차 발사를 위해 비행모델의 1·2·3단 조립을 완료하고 성능 검증위성을 누리호에 탑재하기 위해 1개월가량의 추가 기간이 필요하다고 예측했다.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발사 시기를 당초 예정되어 있던 2022년 5월에서 6월로 변경하고자 한다”며 “2차 발사예정일은 6월 15일이고, 발사예비일은 6월 16~23일이며, 향후 발사관리위원회에서 기상상황 등을 고려하여 발사일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에 따르면 2차 발사에서는 3단 산화제탱크의 헬륨탱크 하부지지부와 맨홀덮개의 구조가 변경·보완된다. 헬륨탱크는 하부지지부 고정장치를 강화하도록 설계를 바꾸고, 맨홀덮개의 경우 두께를 보강해 누리호가 비행 중 변화하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도록 한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앞서 헬륨탱크 이탈로 3단 비행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는데, 이에 대해 헬륨탱크 고정 부위에 대한 설계를 변경해 충분히 견딜 수 있도록 했다”며 “맨홀 뚜껑 설계 변경에 따라 무게가 9㎏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누리호가 갖고 있는 탑재 성능 마진으로 충분히 커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누리호 2차 시험비행에 사용할 비행모델 3단부가 이미 조립을 마친 만큼, 항우연은 이번에 변경될 부분에 대한 제작이 완료되면 3단부를 해체한 후 재조립하고 기밀시험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고압의 헬륨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인 만큼 누설이 발생할 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다. 이어 각 단을 조립해 두 번째 시험비행에 나선다.
다만 2차 시험비행 일정이 한 달가량 밀리면서 당초 12월로 예정됐던 3차 비행 역시 미뤄질 전망이다. 3차 발사의 경우 차세대 소형 위성 2호를 탑재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권 정책관은 “일정상 내년 초, 1~2월 정도로 1개월 연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2차 시험비행의 경우 1차 경험을 기반으로 계획한 것인 만큼 일정상 촉박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고정환 항우연 본부장은 “1차 발사때 준비한 기간을 기반으로 해 6월께 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추산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과기정통부는 발사관리위원회를 발사 한 달 전께 개최해 발사 예정일의 기상상황 등을 고려해 일정을 확정짓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 정책관은 “항우연과 산업체 관련 관계자들은 누리호의 기술적 보완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누리호 발사 준비가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