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중국] 세계 1위 경제국 ‘17년 천하’ 그칠 듯…공동부유에 걸린 9400조원 압력

입력 2022-02-2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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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미국 웃도는 시점, 당초 예상보다 4~5년 늦어질 듯
인구 감소·고령화로 2050년 미국에 재역전 허용
최대 과제 공동부유 실현하려면 5억 빈곤층 수입 획기적으로 늘려야

중국이 언젠가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국에 오를 수 있지만, 그 왕관은 오래 쓰지 못할 전망이며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런 우려에 공동부유를 서두르고 있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장애물도 크다고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진단했다.

시 주석의 가장 큰 야망은 역대 왕조가 괴로워해 온 빈곤과의 전쟁에서 승리해 장기간에 걸쳐 최고 권력자로서 ‘대중국’을 통치하는 것이다.

세계와의 마찰도 불사하는 강국 노선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시 주석이다. 이는 절대적인 권력으로 내정을 장악하고 있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불안과 허세도 아른거린다.

중국 경제 한계에 다가가

닛케이 산하 일본경제연구센터(이하 닛케이센터)가 중국 국내총생산(GDP)을 예측했더니 새로운 경향이 나타났다. 인프라와 부동산 등 과잉 투자에 의존하는 경제는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인터넷 기업 등에 대한 통제 강화도 생산성을 둔화시킨다. 결국 명목 GDP 기준으로 미국을 웃도는 것은 2033년으로 지난해 닛케이센터 추정 시기보다 4~5년 늦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닛케이센터의 계산으로는 2050년 미국에 재역전을 허락한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부담이 된 중국의 ‘17년 천하’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시 주석이 공동부유를 서두르는 것도 이런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급속히 늙어가는 14억 명을 먹여 살려 장기 집권 정당성을 계속 증명해야 한다.

시진핑 현재 목표는 2035년까지 공동부유 정착

시 정권이 내세우는 당면 목표는 2035년이다. 이때까지 모든 시민에게 ‘풍요로워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시키는 공동부유의 정착을 노린다.

현재는 농촌을 중심으로 약 5억 명이 단순 계산으로 연 수입 1만6000위안(약 302만 원)의 어려운 생활을 강요당하고 있다. 이들은 전체 인구에서 약 40% 비중이지만, 소득은 다 합쳐도 중국 전체의 14.1%에 머무른다.

앞으로 10년간 이 하위 40% 인구의 소득 비율을 선진국 평균인 20.6%까지 끌어올리려면 5억 명 전원의 수입을 지금보다 3.4~4.3배로 늘릴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 경제성장 시나리오에서 5억 명 소득은 2.3~3.0배 정도밖에 늘지 않는다. 공동부유가 실현되려면 한층 더 지역 진흥이나 산업 유치에 나서 저소득층의 수입을 일본 엔화 기준으로 누계 900조 엔(약 9400조 원) 늘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또 이를 달성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5억 명의 연수입은 100만 엔 정도에 그친다. 시진핑 정권이 지향하는 ‘중등 선진국’과는 거리가 멀다.

풍족한 도시 지역에서도 시민 사이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베이징에서 작년 여름까지 학원 강사로 일했던 한 시민은 “매월 급여를 현금이나 앱 결제로 받았다”며 “원장이 사회보장비 부담을 줄이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 연금과 의료보험은 고용주 부담이 크다. 은행 송금이 아니면 흔적이 남지 않아 기업들은 이익을 얻는다. 그만큼 근로자들은 불법이지만, 직장을 계속 다니려면 따를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긱이코노미 근로자도 증가하고 있어 연금 미납이 잇따른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공적연금 적립금이 2035년에는 고갈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그만큼 한창 일할 나이의 세대에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이다. 연금이 지속되려면 매년 12조 엔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추정도 있다.

중국 경제 미래, 당국 대처에 달려

시진핑 정권은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미국과 대등한 강국을 만든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미·중 경제규모 역전 시기와 그 이후 전망은 국제사회에서 양측의 세력권 만들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미래를 좌우하는 다양한 조건에서 그려지는 중국 경제의 미래상은 규제와 개혁 등 당국의 대처에 따라 좋든 나쁘든 크게 달라진다.

낙관적인 전망을 살펴보면 하이테크 관련 분야 등에 설비투자가 대폭 늘어나고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나 추가 대외 개방을 통해 생산성 성장이 계속되면 경제성장률도 비교적 높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정년 연장 등으로 노동참가율도 오르면 미국과 중국의 역전 시기는 2031년으로 빨라지고 이후 두 나라 격차는 계속 벌어진다. 시진핑 정권이 가장 원하는 미래상일 수 있다.

반대로 모든 조건이 뒤떨어지게 되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 만들기의 꿈도 환상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진다. 이 경우 중국의 GDP는 미국을 추월하지 못하고 2036년 전후에 미국의 90% 수준까지 갔다가 저하된다. 2060년에는 65%까지 떨어지면서 2017~18년 수준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닛케이센터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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