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공표 금지 ‘초읽기’… ‘호각지세’ 속 박박 긁는 누룽지 대선

입력 2022-02-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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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고이란 기자 photoeran@)

3월 3일부터 여론조사 공표 금지가 시작됨에 따라 여야 대선 후보들이 ‘깜깜이 국면’에 앞서 한표라도 박박 긁는 '누룽지 대선 전략'을 꾀하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3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선이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강 구도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여론조사 지지율 오차범위 내 백중세를 보이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3월 3일부터 투표 마감시점인 9일 오후 6시까지는 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다. 막판까지 이어지는 초접전 상황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바닥민심의 지표로 삼을 수 있는 기간이 고작 3일 정도 남은 것이다.

이 가운데, 여론조사 방법에 따라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응답(ARS) 조사에선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인 한편, 전화면접 조사에선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의뢰로 25일~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 명을 대상으로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해 28일 발표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을 보면 이 후보는 43.2%, 윤 후보는 45.0% 지지율을 기록했다. 양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1.8%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안이다. 뒤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5.9%,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1.5%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4일 충북 충주시 충주 산척치안센터 앞에서 열린 "충청의 사위, 산척의 사위 이재명이 왔습니다!" 충주 산척 유세에서 지지자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전화면접 조사에선 이 후보 43.8%, 윤 후보 36.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전화면접 조사는 같은 기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전화면접 조사에서 심 후보는 3.4%, 안 후보는 7.3%로 집계됐다. 차기 대선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자동응답 조사에서 이 후보는 44.7%, 윤 후보는 48.2%로 나타났다. 전화면접 조사를 통한 차기 대선 당선 가능성은 이 후보 46.5%, 윤 후보 46.2%로 초접전을 벌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는 두가지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배경에 대해 “대통령선거 투표일이 9일 밖에 남지 않았고 이번 회차 KSOI-TBS 공동조사가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 전 마지막 조사”라며 “현재 여론 지형을 다각적으로 조사하고 조사방법에 따라서 결과값이 다른 점을 있는 그대로 알려 여론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월 4주차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후보는 42.0%, 이 후보는 39.5%로 나타났다. 윤 후보는 지난주 조사 대비 0.1%포인트 상승, 이 후보는 1.0%포인트 하락하며 격차가 2.5%포인트로 벌어졌지만 여전히 오차범위 내(±2.2%p) 접전을 이어가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대 별로 살펴보면, 윤 후보의 지지율은 60대(53.8%), 70세 이상(59.8%), 20대(40.8%)에서 높았으며 이 후는 40대(54.5%), 50대(51.8%)에서 각각 지지율이 높았다. 30대에서는 윤 후보 37.6%, 이 후보 37.4%로 팽팽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같은 기간 1.8%포인트 상승한 8.6%,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0.8%포인트 하락한 1.8%로 각각 집계됐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7일 전남 여수시 이순신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호각지세 속에 28일 투표용지 인쇄일을 넘기고 안철수 후보를 통한 야권 단일화가 결렬되면서 단일화 효과는 반감됐다.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정권교체냐 정권연장이냐’ 프레임을 두고 막판 지지층이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여론조사 등에서 적극적으로 지지 의사를 드러내지 않았던 ‘샤이’ 표심, 부동층, 중도층을 잡기 위한 각 후보의 전략이 눈에 띈다. 당락을 가르는 최종 득표율 격차가 적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각 후보들은 한표라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두는 심산이다.

특히, 야권 후보인 윤석열 후보는 1기~2기 민주정부의 김대중(DJ),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까지 언급해 지지를 호소하는가 하면, 이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등에 정책 연대 러브콜을 보내며 ‘통합정부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보수진영인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까지 직접 전화해 ‘국민통합정부’를 제안하는 등 반(反)윤(윤석열)연대 전략으로 빅텐트를 마련한다는 의지다.

한편 이번 리얼미터의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 40%와 유무선 자동응답 ARS 60% 혼용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는 가상번호 방식을 활용했다. 각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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