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26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각각 39.8%로 소수점까지 똑같게 나오는 등(KBS 의뢰, 한국리서치 설문) 이례적인 지지율 ‘초박빙’ 판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이 후보와 윤 후보는 3월 4일과 5일 치러지는 사전투표의 투표율을 제고하는 게 각자에게 승산이 있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3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선 본투표에 앞서 사전투표가 4일과 5일 양일 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3552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각 후보들은 사전투표율을 올리기 위한 적극적인 캠페인을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심산이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사전투표 첫날인 4일 투표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재명 후보는 4일 자신의 거주지이자 정치적 고향으로 꼽히는 경기도 성남시 모처에서 사전투표를 하기로 하고 최종 장소를 조율 중이다. 윤석열 후보는 28일 동해시 천곡 회전교차로 유세에서 “‘사전투표’로 나라의 주인행세를 할 수 있다”며 사전투표에 총력전을 촉구했다. 그는 “(정부가)선거 날 코로나 확진자 수십만이 나온다고 발표해 당일 투표를 못하게 막을 수 있다”며 “사전투표를 반드시 해달라. 그래야 이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후보는 27일 오후 경북 포항 죽도시장 유세에서도 “걱정하지 말고 사전투표를 해주십시오. 저도 첫날 사전투표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는 함께 투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전투표율이 40% 가량 나온다면, 전체 투표율을 80% 가량의 절반 정도가 투표하는 셈이다. 이를 두고 각 후보 진영에서는 사전투표로 사실상 판세가 결정된다고 보고있다.
정철 민주당 선대위 메시지 총괄은 누구나 이메일로 사진을 보내면 이 후보의 기호번호인 숫자 ‘1’ 모양에 사진을 넣어,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내용의 포스터를 만들어 주는 온라인 캠페인도 시작했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후보가 지지 우위를 점하는 30대, 40대, 직장인을 타겟팅해 주말인 사전 투표 기간의 투표율을 제고하고 있다. 근로자가 많은 30대 중반~60대 초반은 물론, 본투표일에 쉬지 못하는 자영업자, 특수고용 노동자 등의 주말 기간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보수진영 지지층 일각에서 사전투표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주장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에선 선대본부 회의장에는 ‘윤석열도 사전투표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이는 코로나19에 취약한 60대 이상 상당수가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이라는 까닭에 투표 당일 확진자 급증을 우려해 사전투표로 득표를 분산시킨다는 전략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8일 “(대선 본투표 당일인) 3월 9일 일일 확진자가 23만명 이상, 재원 중인 중환자는 1200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언급된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는 24일~26일 만 18세 이상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결과,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39.8%로 소수점자리까지 똑같은 동률을 기록했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8.2%, 심상정 정의당 후보 3.1% 순이었다. '기타 후보'는 1.8%, '없다' 2.2%, '모름·무응답' 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가상번호 내 무작위추출에 따라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고 응답률은 24.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여론조사 기관 홈페이지 등을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