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5.3%에서 2047년 31.3%로 감소…OECD 2위서 꼴찌로 추락
우리나라 핵심노동인구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2047년에는 전체 인구에서 핵심노동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OECD 국가 중 최하위로 떨어질 전망이다.
핵심노동인구란 노동 공급이 가장 활발하고 생산성이 가장 높은 연령대의 인구를 가리킨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와 통계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0년 기준 OECD 38개국 중 두 번째로 높았던 한국의 전체 인구 중 핵심노동인구가 차지하는 비중(45.3%)이 2047년에는 31.3% 줄며 최하위로 내려갈 것이라고 2일 밝혔다. 2060년에는 26.9%로 38개국 중 유일하게 20%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한국의 핵심노동인구 감소세가 다른 나라보다 빠른 셈이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OECD 국가들의 핵심노동인구가 연평균 0.2% 늘어날 동안 한국은 0.5% 줄었다. 더욱이 저출산 현상도 심화하고 있어 앞으로 핵심노동인구 감소는 더욱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한국의 핵심노동인구 고용률은 75.2%로 OECD 36개국 중 29위로 낮았다. 주요국 중에서는 미국이 77.2%로 OECD 평균 77.3%에 못 미쳤지만 일본 85.9%, 독일 84.3%, 프랑스는 81.9%를 기록했다.
한경연은 핵심노동인구의 고용 부진의 원인으로 첫 직장을 얻는 나이가 많은 청년 교육ㆍ노동환경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등으로 여성 고용률이 저조한 것 등을 꼽았다.
한국의 고졸 청년 고용률은 63.5%로 34개국 중 32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첫 직장을 얻기까지 걸리는 시간의 경우 고졸자들은 평균 35개월로 대졸자(11개월)보다 3배 긴 수준이다.
고졸자들은 취업에 도움이 되는 직업 능력개발 기회도 부족한 상황이다. 직업교육을 받는 고등학생 비율은 18%로 OECD 평균인 42%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경연은 “우리나라는 단순히 취업을 위해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등학생을 위한 직업교육 및 훈련을 강화해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이 원활하게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여성 핵심노동인구 고용률은 64.1%로 OECD 38개국 중 31위에 머물렀다. 특히 35~39세 고용률은 G5 평균 고용률보다 17.7%포인트(p) 낮은 58.6%다. OECD 38개국 중 터키, 멕시코,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다음으로 낮다.
이처럼 여성 고용률이 낮은 것은 육아 때문이라고 한경연 측은 지적했다. 0~14세 사이의 자녀를 둔 여성 고용률은 57.0%였는데 이는 OECD 33개국 중 멕시코, 코스타리카 다음으로 낮다. 30대 여성의 경력단절 이유에서도 육아가 47.6%를 차지했다.
여성 고용률이 높은 주요국들은 시간제 근로제를 활용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기회를 적극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30대 여성 고용률이 81.8%에 이르는 독일은 ‘부모수당플러스’라는 제도를 운용 중이다. 핵심노동인구 여성 시간제 고용 비중이 23.4%로 가장 높은 네덜란드의 경우 노ㆍ사ㆍ정 합의(바세나르 협약)를 통해 시간제 근로를 활성화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핵심노동인구 고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육과 노동시장의 연계를 높여 취업 나이를 단축하고 시간제 근로제, 일ㆍ가정양립정책 확대를 통해 여성의 경제활동참여 제고가 필수”며 “특히 여성이 육아를 안정적으로 하면서 경제활동참여가 이뤄질 수 있다면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