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건 덮었으면 부끄러운 줄 알라"vs李 "특검 동의 않는 것 보라, 누가 몸통인가"
대장동 특검, 부산저축은행 포함 이견에 무산…尹 "좋다, 관련 일체 수사하자"
2일 20대 대선 마지막 후보 TV토론회까지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화천대유 특혜 의혹을 둘러싼 언쟁이 펼쳐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선 후 특별검사 도입을 제안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후안무치’라 규정하며 반발했다.
윤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대리 등 의혹 핵심인물들이 이 후보 측근인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과 김용 전 경기도청 대변인 등과 가까웠다는 점 △의혹 핵심인물 남욱 변호사의 이 후보도 범죄에 관련돼있다는 취지의 발언 △이 후보가 대장동 개발에서 1000억 원만 챙기면 된다고 한 발언이 담긴 녹취록 △김 씨가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대법원에서 뒤집기 위해 대법관에 로비를 했다는 진술 등을 제시하며 비난했다.
이에 이 후보는 “국민의 삶을 놓고 계속 이러시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제안을 드리겠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더라도 반드시 특검을 하자는 것,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책임을 지자는 것에 동의해 달라”고 제안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이거 보세요”라고 소리쳤고 이 후보는 “동의하십니까”라고 압박했다. 윤 후보가 거듭 “이거 보세요”라며 목소리를 더 높이자 이 후보도 재차 “동의하십니까”라고 맞받으며 언쟁을 벌였다.
윤 후보는 “지금까지 다수당으로 수사를 회피해놓고, 대선이 애들 반장선거인가”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이 후보는 “그래서 특검을 하자. 왜 동의를 안 하나”라고 따졌다. 윤 후보는 “당연히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즉답은 피했다.
이에 이 후보는 “(김 씨가) ‘윤석열 내 카드 하나면 죽는다’ ‘돈 많이 받았다’ 이렇게 말한 건 같은 사람인데 왜 인용을 하지 않고 저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는 그렇게 근거로 드나”라고 반박했고, 윤 후보가 “제가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법관들 수사를 많이 해서 혹시 법원에 가면 죽는다는 이야기라고 이미 언론에 다 나왔다”고 맞서자 “그러면 김 씨한테 ‘더 이상 도와줄 수 없다’고 한 이야기는 뭐였나”라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그러자 “검찰에서 사건을 덮어서 여기까지 왔으면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지, 국민들한테 이게 뭔가”라고 쏘아붙였고, 이 후보는 “국민 여러분, 한 번 보십시오. 누가 진짜 몸통인지”라고 맞받았다. 윤 후보는 이에 “워낙 거짓말의 달인이시다 보니 못하는 말씀이 없다”고 비꼬았다.
두 후보는 토론 마무리 발언에서도 대장동 문제로 신경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당연히 특검을 하고 책임은 대통령이 되더라도 지자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것을 보시지 않았나. 이걸로 분명히 결론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윤 후보는 “저희가 작년 9월부터 특검 하자는 걸 다수당이 채택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가 선거 일주일 남기고 또 특검을 하자고 한다. 이런 후안무치하고 부패한 민주당 정권을 연장하는 건 재앙”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후보는 토론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특검 좋다. 어떤 형식이든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며 “특검은 저희가 늘 하자는 거니까 언제든지 받아 달라. 제가 당선이 돼 취임을 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니 대장동 사건 관련 일체를 엄정히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장동 특검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지난해부터 씨름을 해왔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수사 당시 대장동 부당이익을 챙긴 이들에 대한 대출은 기소하지 않은 것까지 특검 대상에 포함하자고 요구하면서 특검 법안 합의가 수틀렸다. 이런 와중에 윤 후보가 "사건 관련 일체"를 언급해 특검 협상에 진전이 생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