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尹에 유리", "미미", "역풍 가능성도" 분분
투표용지, 사전엔 '사퇴' 표기, 당일엔 표기 안 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3일 야권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대선을 6일 앞둔 시점에 이뤄진 극적 합의로 막판 대선정국이 출렁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 후보가 전날까지도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어오던 상황이어서 단일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극적 단일화가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미미하거나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극적 합의다.
이번 단일화 합의로 안 후보의 지지층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세를 흔들 수 있는 변수는 안 후보의 지지층과 중도층의 판단이라 내다봤다. 윤 후보에게 유리할지 여부에 대한 의견은 다소 엇갈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단일화로 인해 판세를 흔들 수 있는 그룹은 안철수 지지층 그룹과 중도층 그룹이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안 후보 지지율 중 과반은 안 후보의 뜻대로 윤 후보 지지로 돌아서며 지지율 끌어올리는 효과를 보일 것이며, 나머지 중 일부는 단일화에 대한 반감, 안 후보에 대한 배신감 등을 느껴 투표를 거부하거나 이 후보를 찍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후의 중도층 10%의 성향은 진영싸움에 반대하고 정책승부를 좋아하는 합리적인 사람들로 이들의 막판 단일화가 감동으로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여론조사 공표가 끝난 깜깜이 선거, 사전투표 직전의 단일화가 막판 야합으로 느껴질 것"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단일화 효과는 미미할 수 있으며,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단일화가 윤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장성철 대구카톨릭대 특임교수는 "윤 후보가 보다 안정적으로 이긴다는 여론조사에서와 같이 천군만마를 얻은 윤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본다"며 "관건은 안 후보의 향후 행보다. 윤 후보를 진정성 있게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줄 경우 지지층이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두 후보의 정권교체 열망을 적극 알리고 그것을 설득하면 보다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 역시 "그동안 이 후보와 초박빙 양상을 보였던 윤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며 "그동안 윤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살짝 우세했다면 이번 단일화로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질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단일화로 사전투표 용지에는 안 후보의 기표란에는 '사퇴'라는 글자가 표기된다. 하지만 대선 당일 투표용지에는 이미 인쇄를 완료한 상태라 ‘사퇴’는 표기되지 않고 투표소에 관련 안내문만 부착된다. 투표 용지 인쇄일(2월28일) 전에 사퇴한 후보는 본 투표 용지에서도 ‘사퇴’라는 글자가 인쇄되지만, 안 후보와 윤 후보의 단일화는 이미 인쇄일을 넘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