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美, RDIF 제재에 '스푸트니크V' 백신 위탁생산 불똥 튈라 ‘촉각’

입력 2022-03-0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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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군인들이 5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에서 장갑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키이우/A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 국내 위탁생산 업체들에 불똥이 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바이오 전문지인 바이오스페이스(Biospace)는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세계보건기구(WHO) 승인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스푸트니크V가 민간업체에서 개발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 보건부 산하 기관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개발에 필요한 자금 유치는 러시아 국방부와 국부 펀드인 ‘RDIF(러시아 직접투자기금)'가 제공했고 해외 수출 역시 담당하고 있다.

스푸트니크V는 러시아가 개발해 2020년 8월 세계 최초로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이다. 국제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공개한 임상 3상 중간결과 논문에 따르면 91.6%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 냉장 보관·유통이 가능하며, 2회 접종분 공급 가격이 20달러(약 2만2000원)선으로 비교적 저렴하다. 이 백신은 지금까지 전 세계 60여 개국 이상에서 사용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RDIF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에 오르면서 사정이 복잡해졌다. 지난달 미국은 러시아 중앙은행과 RDIF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해외에서 기금을 모으기 위해 RDIF에 오랫동안 의존하고 있다”고 지목했다.

러시아는 스푸트니크의 WHO 승인을 위해 지난해 12월 관련 데이터를 제출하고, 최근 러시아를 방문해 제조 현장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쟁 중 안전이 우려되는 만큼 러시아 제조 시설 방문이 어려울 것이라고 바이오스페이스는 전했다.

미국뿐 아니라 EU(유럽연합)도 러시아 국부펀드 RDIF 투자를 중단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여기에 지난해 RDIF와 스푸트니크V 250만 도즈 구입 계약을 체결한 독일 바이에른 주정부도 스푸트니크가 EMA(유럽의약품청) 승인을 받더라도 생산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러시아 제약사 ‘R-Pham’은 독일 바이에른에 제조시설을 구축했고 매달 800만~1000만 도즈 백신을 생산하기로 한 상태였다.

▲한국코러스가 생산한 스푸트니크 백신 (사진제공=한국코러스)

이에 따라 스푸트니크V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에 대한 세계 각국의 제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코러스와 휴온스가 스푸트니크V의 위탁생산을 맡고 있다.

한국코러스는 2020년 RDIF와 스푸트니크V의 국내 수탁 생산을 논의하고, 자체 생산물량 1억5000만 도즈 및 국내 바이오 기업 컨소시엄을 통한 5억 도즈 생산에 합의한 바 있다. 한국코러스가 주도하는 스푸트니크V 컨소시엄에는 보령바이오파마, 이수앱지스, 큐라티스, 안동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등이 속해 있다.

한국코러스 관계자는 “현재 스프트니크V 라이트 500만 도즈를 생산한 상태로 출하 대기중”이라면서 “의약품이나 필수 제품에 대해서는 제재가 제외되므로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추이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휴온스글로벌이 이끄는 컨소시엄도 스푸트니크V의 위탁생산을 진행해 월 1억 도즈의 분량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이 컨소시엄에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휴메딕스, 보란파마가 참여하고 있다. 컨소시엄에서 원액 생산을 담당하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2000ℓ 싱글 유즈 바이오리액터 50기를 도입해 백신센터에 설치한 상태로 알려졌다. 휴온스 관계자는 “(스푸트니크V의 경우) 현재 시범 생산만 진행해 따로 수출은 없는 상태이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도 현재로서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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