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 사법지형③] 대선에 흔들리지 않는 대법원·헌법재판소를 위해서는

입력 2022-03-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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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이미지투데이)

향후 5년의 대한민국 운명을 좌우할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로 뽑히는 대통령은 역대 누구보다도 강력한 사법부 인사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임기 중 대법원장과 12명의 대법관, 헌법재판소장을 포함 헌법재판관 전원을 임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사법부의 판단과 시스템에 방향을 제시한다. 이는 사회 전체 분위기에도 영향을 준다. 누가 대통령이 돼 인사권을 행사하는지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이에 유권자의 판단을 위해 법조계 전문가들에게 각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구성과 권력 지형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 묻고 진단해봤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구성할 때 대통령이 개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문제라는 데 입을 모았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대통령의 임명권에 의해 사법부 성향이 좌지우지되는 게 바람직하냐는 부분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제왕적 대통령제·사법 농단 등 말이 나오는 배경은 대통령이 사법부 수장을 임명하기 때문에 이들이 대등하게 견제하지 못해서"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에 의해 어떻게 되는가보다 '어떻게 돼야 하는가'를 살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대법원 독립 위해 대법관추천위원회를 헌법기관으로 격상해야

한국에 대법관추천위원회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최고사법평의회(평의회)가 있다. 해당 기관은 1883년 창설된 헌법기관이다. 프랑스는 판·검사를 사법관으로 통칭하는데, 평의회는 이들의 징계와 임명 등을 관장한다. 평의회는 '독립'을 보장받는 법관을 징계하기 위해 헌법으로 독립이 보장된다.

정재황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평의회가 헌법기관화 돼 있으니 해당 기관 결정이 헌법적인 힘을 받게 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대법관추천위원회는 그 규정이 헌법에 없기 때문에 개헌 때 이 부분을 넣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법관을 기르는 로스쿨에 대한 아쉬움도 표현했다. 민·형사 관련 법리에만 집중하고 공동체와 관계된 헌법·행정법 교육이 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로스쿨 교육을 강화해서 정말 자질 있는 사람을 법관으로 임명해야 한다"면서 "정부에 따른 법관의 성향에 집중하기보다 자질 있는 사람을 뽑을 수 있는 시스템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바람직한 모습에 대한 합의 필요

법조계 전문가들은 바람직한 법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우리나라의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역할을 동시에 한다. 미국 학자들은 대법관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통계적 방법론을 고민해왔다. 판사들이 낸 선거 자금과 어떤 성향의 후보를 지지했는지 등을 근거로 다방면으로 검증한다. 법조인 개인의 이념이 법을 해석하고 판결을 내리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데 사회 전체의 동의가 이뤄져서다.

황도수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대통령 입맛에 따라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성향은 달라진다"면서 "시민이 자신에게 필요한 사법이 무엇인지 알고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데 현실적인 시간이 부족한 것이 참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바람직한 법관의 모습에 대한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고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헌법재판소 중립을 위해 헌법재판소 재판관 3인을 지명하는 대법관 권한을 국회에 넘기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헌법재판관 출신 A 변호사는 "대법관 지명권은 헌법 개정 사안이기 때문에 공약만으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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