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 대통령을 뽑는 선택의 날이 밝았다. 9일 오전 6시 전국에 마련된 1만4464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20대 대선 본투표가 시작된다.
대장동 특혜 의혹 등 주요 대선 후보들을 둘러싼 끊임없는 논란과 배우자에 관한 폭로가 이어지고 사전투표 부실 관리와 여당 대표에 대한 선거폭력 등 유례없는 혼란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여러 면에서 ‘역대급 대선’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국민의 소중한 한 표를 기다리는 대선 후보들은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자정까지 유세를 이어가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특별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는 수백 표로도 결정 날 수 있는 박빙의 선거”라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고 유능한 자신을 뽑아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국민통합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당선 즉시 국민통합정부 구성에 착수하겠다”며 “그 실행방안 중 하나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산하 공통공약 추진위원회를 통해 각 후보의 공통공약을 비중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수많은 갈등을 빚었다”며 “통합된 국민의 정부가 돼 깨끗이 치유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별도의 기자회견 없이 제주도에서 출발해 부산과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로 이어지는 유세 강행군을 이어갔다. 윤 후보는 이날 부산 유세에서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룬 뒤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과 신속하게 합당해 외연을 더 넓히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안 대표와 함께 무대에 올라 “마지막 결승점을 1위로 통과하게 압도적인 지지를 해주시면 민주당의 양심 있는 훌륭한 정치인과 협치하겠다”면서 “단일화는 이해가 다른 사람끼리의 야합이 아니라 자유 민주주의와 법치라는 가치에 동의하는 분들과의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8일 저녁 불과 500여 미터 떨어진 ‘광장’에서 동시에 집중유세를 벌이며 마지막 세 대결을 벌였다. 이후보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윤 후보는 서울시청 광장에서 총력 유세를 벌였다. 이 후보는 이어 홍대 거리유세에서 마지막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건대입구와 강남역 거리 인사를 통해 막판 득표 활동에 올인했다.
이번 대선의 선거인 수는 4419만7692명으로, 2020년 총선보다 20만3445명, 2017년 제19대 대선보다 171만7982명이 늘었다. 당초 이번 대선은 ‘비호감 후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어 투표율이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각 진영의 결집이 이뤄지면서 최종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36.93%)의 열기를 이어받아 최종 투표율이 80%를 넘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서 최종 투표율이 지난 대선(77.2%)과 비슷하거나 2~3%%P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투표율의 높고 낮음으로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예측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투표는 9일 오후 7시 30분까지 진행된다. 일반 유권자는 오후 6시까지이며, 코로나19 확진·격리 유권자는 오후 6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투표할 수 있다. 정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