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한 결정적 원동력은 높은 ‘정권교체’ 여론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마지막까지 ‘단일화 역풍(逆風)’을 기대했으나, 여론을 뒤집지 못했다. 윤 당선인이 끝까지 집중한 이 후보와 민주당을 상대로 한 무능 정권 심판론이 톡톡이 효과를 본 것이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에 분노한 민심이 정권교체 바람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윤 당선인은 여론조사 깜깜이 기간에 들어가기 전까지 이 후보에 근소하게 앞서는 결과를 보였다. 일부 조사선 윤 후보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결과도 나왔지만,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이는 조사가 많이 나왔지만 모든 조사에서 나타난 공통적인 특징은 정권교체 여론이 압도적이었다는 점이다. 대부분 조사에서 정권교체 여론이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야권 단일화’를 이루자 여론은 요동쳤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쪽에선 ‘제 논에 물 대기’ 격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은 단일화 역풍을 주장하며 안 대표의 표가 이 후보에게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안 대표의 표심으로 보수 결집이 이뤄졌다며 윤 후보의 압승을 예상했다.
윤 당선인의 승리로 야권 단일화의 파괴력이 입증됐다. 보수 야권과 힘을 모았던 안 대표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고, 정권교체를 향한 중도 유권자의 표심이 결집한 것이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후보가 이기게 된 것은 정권교체 여론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가진 장점이 갈수록 떨어졌지만, 정권교체 여론이 워낙 컸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부동산 정책 실패에 분노한 민심이 정권교체 바람을 탔다”며 “그 무엇도 정권교체의 열망을 잠재우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았다는 건 다행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정권교체를 원하는 여론을 앞서지는 못했다”고 해석했다.
이 후보로선 본인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끝까지 고전한 게 패인이 됐다. 이 후보는 대선 출마 초기에만 해도 시원시원함과 유능한 행정가 이미지를 보였다. 형수 욕설 논란 등이 제기되긴 했지만, 과거에 한 번 나온 이슈인 데다 정부·여당 후보라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할 듯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대장동 특혜 의혹이 불거졌고, 이 후보가 최종 책임자로 거론되면서 논란은 커졌다. 이 후보는 계속해서 해명에 나섰고, 최종 책임자가 윤 당선인이라는 네거티브까지 펼쳤지만, 의혹은 해소하지 못했다.
부인의 ‘과잉 의전’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본인의 강점인 행정 경험이 묻혀버렸다. TV토론을 반전의 기회로 삼았지만, 그마저도 실패했다.
배우자 김혜경 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무단 사용 논란이 결정적이었다. 본래 윤 당선인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갈등 후 지지율이 급락했을 때만 해도 이 후보에겐 기회가 있어 보였다. 이후 윤 당선인이 갈등을 봉합하면서 두 사람은 박빙 양상을 보였으나, 김 씨의 법카 사용 논란으로 분위기는 급변했다. 여기에 친문 결집도 한계를 보였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 중 친문 계열이 적극적으로 이 후보를 돕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