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가격, 전년비 38% 급등...우크라 사태로 추가 상승 전망
옐런, 당초 연말 인플레 완화 예상→‘1년간 지속’ 전망 바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40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에 조 바이든 행정부의 올해 물가 전망도 바뀌고 있다.
10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노동부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7.9%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1월에 기록한 7.5%를 넘어서는 것으로 1982년 1월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7.8%)보다는 약간 높고, 블룸버그 전망치와는 일치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0.8% 올라 이 역시 전문가 전망치(0.7%)를 소폭 웃돌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휘발유와 식료품, 주거비 상승이 전체 물가 급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식료품비는 전년 동기 대비 8.6% 올라 1981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는 1.4% 올랐다. 유제품에서부터 과일, 채소 등의 가격이 급등한 여파다.
임대료를 포함한 주거 비용은 전년 대비 4.7% 올라 1991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월 휘발유 가격은 전년 대비 38% 치솟았다. 전월 기준으로는 6.6%를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여기에는 최근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돌파한 상승분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휘발유 부분이 CPI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CPI가 앞으로 몇 달간 더 가파른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을 지목하며 당초 올해 말까지는 인플레이션이 완화할 것이라는 기존의 물가 전망을 수정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CNBC에 출연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와 관련해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리고 이 문제가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고 있다. 하반기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정확하게 예측하지는 않겠지만, '매우 불편할 정도로 높은(very uncomfortably high)'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1년간 보게 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유가 급등 정도가 매우 유의미한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다음 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작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가 증거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밀 주요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