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창춘 전면 봉쇄, 지린성도 성 단위 첫 봉쇄
전문가들, 중국 경제성장률 5.5% 목표 달성 실패 전망
글로벌 경기 불안감에 국제유가·증시 하락
이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무증상 감염자를 포함해 14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154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우한 사태 당시인 2002년 2월 12일(1만5152명) 이후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최근 급격히 빨라진 확산세에 당국도 놀란 모습이다. 주요 도시들은 곧바로 봉쇄령을 내렸다. 상하이는 영화관과 극장 문을 닫고 학교 수업을 원격으로 전환하는 등 부분 봉쇄 조치를 시행했고, 대형 IT 기업이 몰려 있어 중국의 ‘기술 허브’로 불리는 선전은 전날부터 20일까지 전면 봉쇄에 들어갔다. 확진자가 다수 나왔던 창춘도 11일부터 도시를 전면 봉쇄 중이다.
동북 3성 중 하나인 지린성도 봉쇄됐다. 지금까지 도시 단위로 봉쇄된 적은 있지만, 성 단위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린성 인구는 한국 인구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2400만 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중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코로나19 확산세가 자칫 중국 국내총생산(GDP) 절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당국이 더 많은 경기부양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무라증권은 앞서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인 5.5%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하며 4.3%로 하향하기도 했다.
뉴욕증시와 국제유가도 타격을 입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중국 내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속에 전날 5.8% 하락한 배럴당 103.01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하락 폭을 키우면서 100달러를 밑돌기도 했다.
미국증시에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2% 넘게 하락했다. 폭스콘의 선전 공장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폭스콘을 주요 하도급 업체로 두고 있는 애플 주가가 2.6% 내렸고 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다른 빅테크도 줄줄이 하락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증시 항셍지수는 이날 2% 이상 급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