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올 분양 5단지 모두 미달
'수성 센트레빌' 신청 33명에 그쳐
대구·울산·광주 등 7곳 해제 요청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부동산 시장에 공급 기조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에선 여전히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미분양이 많은 지역과 집값 하락 폭이 큰 지역들은 지난해에 이어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일대 ‘수성 센트레빌 어반포레’는 지난달 청약 접수 결과 전 순위에서 미달했다. 총 308가구 모집에 1순위에선 12명, 2순위에선 21명 접수에 그치면서 약 90%가 미분양됐다.
대구는 지난해부터 미분양 단지가 많이 나왔지만,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수성구에서까지 미분양이 난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수성구 일대 ‘시지 센트레빌’은 전 타입 1순위 마감됐다. 대구의 미분양 사태가 지난해에 이어 더 심해지고 있는 셈이다. 대구는 올해 현재까지 5개 단지에서 분양에 나섰지만 모두 미분양됐다.
대구 이야기만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가구는 증가하는 추세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1월 기준 전국 아파트 미분양 가구 수는 2만1727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월 1만7130가구 대비 26.83% 증가한 수치다. 전국 미분양 가구 수는 △지난해 9월 1만3842가구 △10월 1만4075가구 △11월 1만4094가구 △12월 1만7710가구 △올해 1월 2만1727가구 등 4개월 연속 많아지고 있다. 1월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미분양 가구 비중이 6.09% 수준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미분양 대부분이 지방에서 발생했다.
이에 미분양이 많이 나타나는 지역이나 집값 내림세가 큰 지역에서는 조정대상지역 해제 요청도 계속되고 있다.
조정대상지역은 주택가격이나 청약경쟁률, 분양권 전매량 및 주택보급률 등을 고려해 과열될 우려가 있어 규제하는 지역을 말한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최대 50%로 제한받고, 실거주 이외에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건의한 곳은 △대구 △울산 중구 △경기 동두천시 △안산시 단원구 △광주 △전남 광양·순천시 등 7곳이다. 대부분 지역이 지난해 4분기에도 해제 신청을 요구했던 곳들이다. 당시 주거정책심의위원회는 확고한 시장 안정세로의 전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해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지금은 공급완화 기조와 함께 부동산 시장이 안정기로 접어들고 있는 만큼 규제 완화가 필요한 지역에서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현재 일부 조정대상지역 같은 경우 가격이 안정화하고 미분양도 많이 나오고 있다”며 “규제 완화를 통해서 침체한 시장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